“가장 완벽한 표준” 한국인 게놈 해독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ㆍ서정선팀 네이처 논문 게재
ㆍ맞춤형 신약 개발 도움 기대
한국인의 유전체(게놈) 서열이 거의 완벽하게 해독됐다. 현재까지 나온 인류의 유전체 해독 가운데 가장 정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까지 서양인 기준으로 작성된 게놈지도가 표준으로 사용돼 왔지만 한국인의 고정밀 게놈지도 작성으로 한국인 맞춤형 신약 개발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선(사진)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장팀과 국내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의 연구진은 5일 “30억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진 한국인의 게놈지도를 최대 정밀도로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유명 학술지 ‘네이처’에 6일 특집논문으로 게재됐다.
유전체는 인간의 번식과 생존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유전 정보를 말한다. 쌍꺼풀의 유무나 키 등의 신체 특징은 물론 질병도 유전자에 관련돼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연구진은 인간 유전체의 총합인 게놈을 해독해 지도로 만들기 위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시작했고 2000년 첫 결실을 얻었다. 그러나 초기 지도에는 공백이 있었다. 게놈 해독상의 기술적 한계 때문이었다.
서 소장 연구팀은 2009년 한국인의 게놈을 최초로 해독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뒤 이번 연구 과정에서 염기 서열을 기존의 100배 길이로 정확하게 읽어내는 기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공백으로 남아 있던 유전체 정보 190곳 중 105곳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남은 공백 85곳 중 72곳은 일부를 읽어내기도 했다. 한 사람이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각각 어떤 유전자를 받았는지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지도의 정밀도가 높아졌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 성과와 관련해 “현존하는 인류 유전체 해독 결과 중에 가장 완벽한 ‘표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그간 서양인을 기준으로 게놈지도의 표준이 마련돼 한국인 맞춤 연구가 어려웠던 연구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과학자들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서 제공하는 인간 유전체 표본을 질병 연구나 신약 개발에 사용해왔다.
서 소장 연구팀은 이번에 한국인의 유전체를 해독하며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HRASLS2와, 피부색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POU2F3 유전자 등 다양한 유전자에서 한국인만의 특성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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