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두테르테 “남중국해 문제, 대화 해결” 합의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ㆍ중국·필리핀 ‘밀월 정상회담’…경협 등 15조 규모 계약 체결
ㆍ중 요구 수용 필리핀 ‘실리’…중은 ‘아·태평양 세력 확장’ 가속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열고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은 필리핀의 손을 들어줬으나, 중국은 “당사국 간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제법정에서 명분을 챙긴 필리핀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중국의 대화 요구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8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았다. 인민대회당에서 인민해방군을 사열했고, 두테르테가 시 주석과 함께 톈안먼의 성루에 오르자 21발의 예포가 울려퍼졌다. 두테르테로서는 6월 취임 뒤 아세안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이번에 중국을 찾은 것이 첫 외국 방문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이던 필리핀이 손짓을 보내자 중국도 극진한 대접을 한 것이다.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양국 간 오랜 인연을 강조했고 향후 관계 개선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두테르테는 “겨울 가까이에 베이징에 왔지만 양국 관계는 봄날”이라며 “경제교역과 인프라 투자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이고 두 나라 국민은 형제”라면서 “어려운 문제는 잠시 뒤로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 분쟁을 처리하자”고 말했다.
두 정상은 그간 양국 간 갈등 원인이었던 남중국해 문제를 다룰 대화를 다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또 인프라·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필리핀 고속철사업에 중국이 투자하기로 했고, 필리핀은 중국에 농산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라몬 로페스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은 정상회담 뒤 열린 비즈니스포럼에서 양국이 135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거래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의 밀착으로 아시아 외교 지형의 변화가 예측된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반미 행보를 보여온 두테르테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세력 확장에 속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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