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죽음 두려워 지어낸 얘기” | |
스티븐 호킹, 또 창조주 부재 선언 “우주는 과학 원리가 지배” 현세에서 올바른 삶 강조 | |
조일준 기자 | |
“난 49년 동안이나 조기사망 진단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재촉하지도 않아요. 그 전에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거든요.”
치명적인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69)이 15일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적 우주관과 불꽃같은 삶의 의욕을 내보였다. 그는 우선 “천국과 내세에 대한 믿음은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못박았다. “뇌는 부품이 고장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와 같은 것이며, 고장난 컴퓨터에 천국이나 내세는 없다”는 것이다. “우주는 과학(적 원리)에 의해 지배된다. 과학은 우주가 무에서 저절로 창조됐다는 걸 말해준다”며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도 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해 저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에서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창조주가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호킹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1988년)에선 “우주 전체의 물리력과 입자를 일련의 방정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만물이론’(통일장 이론)이 나온다면 인간 이성의 궁극적 승리로, 신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저서에 이은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사는 우주는 우연히 존재하는 것”이라며 ‘창조주 부재 증명’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과학은 현상이나 상이한 관찰들의 연관성을 간명하게 설명해낼 때 아름답다”며 디엔에이의 이중나선 구조와 물리학의 기본 방정식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러나 호킹의 무신론은 염세주의나 허무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는 역설적으로 “(내세가 없으므로) 현세에서 우리의 삶을 올바르게 활용해 잠재력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했다. ‘우주 설계 청사진을 설명하는 데 신을 불러올 필요가 없고 우리의 존재가 운에 맡겨지는 것이라면, 우린 뭘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호킹은 “우리 행위의 가장 높은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선문답 같은 화두를 던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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