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삼키는 블랙홀 사상 처음으로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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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약 1000만배 무거운 ‘거대 블랙홀’이 별을 빨아들이는 모습이 사상 처음 관찰됐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예상되던 현상이 관측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국내 연구진이 참여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임명신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 5명과 전영범·성현일 박사 등 한국 연구진 7명을 포함한 국제공동연구팀이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삼키면서 갑자기 밝아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커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를 말한다. 질량이 매우 큰 행성이 중력을 이기지 못해 붕괴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질량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의 100만~수십억배에 이른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약 1000만배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보현산 망원경으로 촬영한 천체 ‘Swift J1644+57’의 소멸 과정.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산산조각난 이 천체는 지난 3월30일 갑자기 밝아진 뒤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 교육과학기술부 제공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별이 은하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질량 블랙홀에 가까이 가면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산산조각나고, 그 잔해가 빨려 들어가는 과정에서 밝은 빛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28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Swift) 위성은 X선 관측을 통해 39억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발견했고, 이 천체를 ‘Swift J1644+57’로 이름 지었다.
이후 국내 연구진을 비롯한 6개국 58명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이 천체를 집중적으로 관측했다. 결국 ‘Swift J1644+57’의 밝기 변화를 관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블랙홀의 강한 중력 때문에 부스러진 별의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질 때 강한 광선다발이 뿜어져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석에 사용된 가시광선, 근적외선, X선, 감마선, 전파 등 5종류의 관측자료 가운데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자료의 대부분은 국내 연구진이 제공했다.
한국 연구진은 천문연구원의 보현산 천문대 1.8m 망원경, 미국 애리조나주 레몬산 천문대 1m 망원경, 미국 하와이 유커트 4m 적외선 망원경,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1.5m 망원경 등 5대의 망원경을 동원했다. 특히 보현산 망원경에 설치한 근적외선 카메라가 포착한 자료가 블랙홀의 실체를 분석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임명신 교수는 “이론적으로 예측된 현상을 직접 관측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블랙홀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국제적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25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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