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와 그 적들
1권
플라톤의 마술
열린사회를 위하여 (기원전 약 430년):
극소수가 정책을 만들어낼지라도
우리 모두는 그 정책을 판단할 수 있다.
아테네의 페리클레스(PERICLES OF ATHENS).
열린사회를 반대하여 (약 80년 후):
가장 중요한 원칙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도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생각도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습관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열정으로도 심지어 장난으로도 그렇게
습관화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전쟁과
평화 시에도 그의 눈은 자신의 지도자를
향해야 하며 지도자를 충성스럽게
추종해야 한다. 그리고 심지어 가장 작은
문제에서도 그는 지도력을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그는 명령을 받을 때만
기상하고, 움직이거나, 세수를 하거나
식사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그는 오랜
습관에 의하여,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하도록 자신의 영혼을 훈련해야한다.
아테네의 플라톤(PLATO OF ATHENS).
기원과 운명의 신화(神話)
제 1장: 역사주의와 운명의 신화
정치에 대한 진정으로 과학적이거나 철학적인 태도와 일반적인 사회생활에 대한 심층적 이해는, 인간 역사를 관조하여 해석함에 근거하여야 한다고 널리 믿어진다. 평범한 사람은 자신의 생활환경과 개인적인 경험의 중요성 및 사소한 갈등을 당연시하는 반면, 사회과학자나 철학자는 보다 높은 지평에서 사물을 탐색해야 한다고 언급된다. 사회과학자나 철학자는 개인을 저당물로서, 인류의 일반적인 발달에서 다소 무의미한 도구로서 본다. 그래서 그 사회과학자나 철학자는, 역사의 무대에서 정말로 중요한 배우가 위대한 국가들과 그 국가들의 위대한 지도자들이거나 또는 아마도 위대한 계급이나 위대한 관념들이라고 안다. 어쨌든, 그 학자는 역사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는 역사 발전의 법칙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만약 그가 이것에서 성공한다면, 그는 물론 미래의 상황전개를 예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 그는 아마도 정치를 굳건한 토대에 두고, 어떤 정치적 행동이 성공할 것이고 실패할 것인지를 말해줌으로써 우리들에게 실용적인 충고를 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역사주의(historicism)라고 부르는 견해에 대한 간략한 기술(記述)이다. 역사주의는 불행하게도 우리의 정신적 환경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어서 대개 당연하게 인정되어 거의 의문시되지 않은 옛 관념, 혹은 더 정확하게, 엉성하게 연결된 관념의 집합이다.
사회 과학들에 대한 역사주의적 접근이 보잘것없는 결과를 초래함을 밝히려고 나는 다른 곳에서 노력했다. 나는 또한, 내가 믿기에 나은 결과를 낳을 방법을 개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역사주의가 무가치한 결과들을 초래하는 결함 있는 방법이라면, 역사주의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역사주의가 어떻게 그렇게 성공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는지를 아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동시에 이런 목적으로 이룩된 역사관련 개괄은, 핵심적인 역사주의적 교설의 ㅡ 역사가, 그 법칙들의 발견으로 인하여 인간의 운명을 예언할 수 있을 구체적인 역사적이거나 진화론적 법칙들에 의하여 우리가 통제된다는 교설 ㅡ 주위에 점차적으로 축적된 관념들의 다양성을 분석하는 데에 일조한다.
역사주의는, 내가 지금까지 다소 추상적인 방식으로만 규정했는데,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인 역사주의의 형태 중에서도 가장 단순하고도 오래된 형태 하나로 잘 예시될 수 있다. 이 교설은 신학적(神學的) 해석에 의하여, 다시 말해서 하느님을 역사의 무대에서 공연되는 극작가로서 인정함에 의하여 역사를 이해될 수 있게 만드는 시도들 중 하나이다.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은, 더욱 구체적으로, 신(神)이 한 민족을 선택해서 신(神)의 의지를 실천하는 선택된 도구로서 작용하도록 하며 그 민족이 세상을 계승하리라고 상정(想定)한다.
이 교설에서는 역사발전 법칙이 신(神)의 의지에 의하여 성립한다. 이것은, 다른 형태의 역사주의로부터 신학적 형태를 구분하는 특별한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자연주의적 역사주의는 발전법칙을 아마도 자연법칙으로서 다룰 것이고; 정신적 역사주의는 발전법칙을 정신적 발전법칙으로서 다룰 터이다; 경제적 역사주의는, 다시, 발전법칙을 경제적 발전법칙으로서 취급할 터이다. 신학적 역사주의에도, 다른 형태의 역사주의 마찬가지로, 발견될 수 있는 구체적인 역사관련 법칙이 있으며 그 법칙을 토대로 인류의 미래에 관하여 예언을 할 수 있다는 교설이 있다.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이 종족적 사회생활에서 발생한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종족주의, 즉 종족이 없으면 개인은 전혀 무가치하다는 종족의 최고 중요성에 대한 강조는 우리가 많은 역사주의 이론들에서 발견할 요소이다. 더 이상 종족주의적이 아닌 다른 역사주의도 집단주의(collectivism)의 요소를 여전히 지닐 것이다; 그 역사주의들은 어떤 단체나 집단의 ㅡ 예를 들어, 계급 ㅡ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는데 그것이 없으면 개인은 아무 것도 아니다.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의 또 다른 모습은, 역사의 종말로 그 교설이 제시하는 것의 요원함이다. 이유인즉 그 교설이 역사의 종말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기술한다할지라도, 우리가 역사의 종말에 도착하기까지는 먼 길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은 요원할 뿐만 아니라 위아래, 좌우로 펼쳐지면서 굽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그 해석의 도식 안으로 여유롭게 상상 가능한 모든 역사적 사건을 들여오는 일이 가능하다. 상상 가능한 어떤 경험에 의해서도 그 도식은 반증될 수 없다. 그러나 그 도식을 믿는 사람들은 그 도식에 의하여, 인간 역사의 궁극적 결과에 관하여 확신(certainty)을 받는다.
역사의 신학적(神學的: theistic) 해석에 대한 비판은 이 저서의 마지막 장(章: chapter)에서 시도될 것인데, 그 장(章: chapter)에서 몇 명의 위대한 기독교 사상가들이 이 이론을 우상 숭배로서 거부한 것이 또한 밝혀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 형태의 역사주의에 대한 공격은, 종교에 대한 공격으로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장(章: chapter)에서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은 한 가지 예시로서만 역할을 한다. 그 교설의 주요 특징들이 두 가지 가장 중요한 현대판 역사주의에 의하여 공유된다는 사실로부터, 그 교설의 가치와 같은 것이 알려질 수 있는데 그 현대판 역사주의에 대한 분석이 이 저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ㅡ 오른편으로 인종주의나 파시즘에 대한 역사철학과 왼편으로 마르크스의 역사철학. 인종주의에서는, 궁극적으로 세상을 계승하도록 운명의 도구로서 선택된 인종에 의하여 (고비노[Gobineau]의 선택) 선택된 민족이 대체된다. 마르크스의 역사철학은 선택된 민족을, 계급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구인 동시에 세상을 계승하는 운명을 지닌 선택된 계급으로 대체한다. 두 이론 모두가 자기들의 역사성 예언을, 역사발전 법칙으로 이어지는 역사 해석에 근거시킨다. 인종주의의 경우 이 역사발전 법칙은 일종의 자연법칙으로 간주된다; 선택된 인종의 피가 지닌 생물학적 우수성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역사과정을 설명한다; 인종주의란 지배를 위한 인종들의 투쟁에 지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역사철학 경우에 그 법칙은 경제적이다; 모든 역사는 경제적 지배를 위한 계급투쟁으로서 해석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운동의 역사주의적 특징이, 우리의 연구주제가 된다. 우리는 이 저서의 뒷부분에서 그 운동들로 돌아갈 것이다. 이 운동들 각각은 헤겔(Hegel)의 철학으로 직접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저 철학을 또한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헤겔(Hegel)이 주로 특정 고대 철학자들을 추종하기 때문에, 보다 현대적인 형태의 역사주의로 돌아가기 전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들을 토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주석
플라톤의 좌우명에 대하여, 10장의 주석 31과 원문 참조. 플라톤의 좌우명은 6장의 주석 33 및 34와
원문에서 다소 상세하게 토론된다.
1 역주: 원문의 controllied는 controlled의 오기이다.
2 원주: 집단주의(collectivism)이라는 용어를, 어떤 집단이나 단체 예를 들어 ‘국가’의 (혹은 특정 국가; 혹은 민족; 혹은 계급) 중요성을 개인의 중요성에 반대되는 것으로서 강조하는 교설에 대해서만 나는 사용한다. 집단주의 대(對) 개인주의(individualism)이라는 문제는 아래 6장에서 더 완전하게 설명된다; 특히 6장의 주석 26에서 28까지와 원문 참조. ㅡ‘종족주의(tribalism)’에 관하여, 10장과 특히 10장의 주석 38을 참조 (피타고라스의 종족적 금기사항들의 명세표).
3 원주: 나의 저서 과학적 발견의 논리(The Logic of Scientific Discovery)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그 해석이 경험적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것은 의미한다.
4 원주: 선택된 민족, 선택된 인종 그리고 선택된 계급이라는 교설들이 공유하는 한 가지 특징은, 그것들이 어떤 종류의 압제에 대한 반응들로서 시작되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선택된 민족이라는 교설은, 유대교회의 창립 때 다시 말해서 바빌론 유폐 동안에 중요해졌다; 아리안 우세 인종에 관한 고비노(Gobineau) 백작의 이론은, 프랑스혁명으로 인하여 지배 인종인 튜턴(Teuton)이 성공적으로 추방되었다는 주장에 대한 귀족 이주자의 반응이었다. 무산자 계급의 승리에 대한 마르크스의 예언은, 현대 역사에서 압제와 착취의 가장 흉악한 한 시기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이 문제들과, 10장 특히 주석 39와 17장 특히 주석 13-15와 원문을 비교하라.
* 역사주의적 신조에 대한 가장 간략하고 가장 훌륭한 한 가지 요약은, 길버트 코우프(Gilbert Cope)가 저술하고 브래드포드 주교(Bishop Bradford)가 서문을 쓴 계급투쟁에서의 기독교도들(Christians in the Class Struggle)의 9장, 주석 12의 말미에서 더 완전하게 인용되는 급진적으로 역사주의적인 책자에서 발견될 수 있다. (공동소유에 대한 목회자 회의[the Council of Clergy and Ministers] 출판, 1942년, 28일, Maypole Lane, 버밍햄[Birmingham] 14, 'Magnificat' 출판 1호.) 여기 5-6쪽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우리는 읽는다; ‘모든 견해들이 공통적인 것은 “불가피성 더하기 자유”라는 어떤 특징이다. 생물학적 진화, 계급투쟁 승계, 성령[the Holy Spirit]의 행위 ㅡ 세 가지 모두는 종말을 향한 확정된 움직임에 의하여 규정된다. 저 움직임은 의도적인 인간의 행위에 의하여 잠시 방해를 받고 경로가 이탈될 것이지만 그 움직임에 모이는 탄력은 퇴조될 수 없고 최종 단계가 있지만 희미하게 이해된다,..’ ‘불가피한 흐름을 진행하도록 돕거나 지체시키는 과정에 관하여 충분히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진전[progress]”으로서 관찰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연법칙들은 충분히 .. 사람들에 의하여 이해되어 사람들은 주요 흐름을 중지시키거나 방향을 바꾸는 노력을 ㅡ 당분간 성공적으로 보일 것이지만 사실상 실패로 미리 결정된 ㅡ 기울이거나 .. ..할 수 있다.’*
5 역주: 프랑스 외교관으로 ‘인종의 불평들’이라는 논문을 집필함.
6 원주: 헤겔은 자신의 논리로, 자신이 헤라클레이토스의 가르침 전체를 보전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모든 것을 플라톤에게서 빌려왔다고 그는 또한 말했다. * 독일 사회민주주의 운동의 창시자 한 명인 페르디난트 폰 라살(Ferdinand von Lassalle)이 (그리고 헤겔주의자였던 마르크스처럼) 헤라클레이토스에 관하여 두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는 것은 언급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7 역주: 이 문장의 원문은 And since Hegel in the main follows certain ancient philosophers, it will be necessary to discuss the theories of Heraclitus, Plato and Aristotle, before returning to the more modern forms of historicism.인데 분사구문 before returning to the more modern forms of historicism의 주어가 가주어 it일 수 없기 때문에 before we return to the more modern forms of historicism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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