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포퍼 원전+번역문

실존주의와 사람에 대한 지배

이윤진이카루스 2023. 10. 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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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주의와 사람에 대한 지배

 

우리는 여기서 참인 합리주의와 거짓인 합리주의라는 문제가 더 큰 문제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것은 우리의 존재와 그 존재가 지닌 한계를 향한 온전한 태도와 관련된 문제이다 자신들을 실존주의자들(Existentialists)’라고 부르는 신()이 없는 새로운 신학의 주창자들에 의하여 이제 그렇게 많은 것이 이룩된 바로 저 문제. ()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의 근본적 고독에 대한, 그리하여 자아와 세상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에 대한 이 과장된 강조에는 신경증적이고 심지어 발작성 요소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발작이 유토피아적 낭만주의 그리고 영웅-숭배라는 윤리인 지배하던지 아니면 굴복하라를 통해서만 삶을 이해할 수 있다는 윤리와 매우 밀접하게 닮았다는 데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발작이 그 윤리에 있는 강력한 매력의 비결이라는 것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의 문제가 더 큰 문제의 일부라는 것은, 심지어 신앙의 분야처럼 합리주의로부터 분명히 동떨어진 분야에서도 참된 합리주의와 거짓 합리주의의 괴리와 명백히 닮은 것을 우리가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밝혀질 수 있다. 기독교 사상가들은 적어도 두 가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인간과 신()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였다. 온전한 방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것이다: ‘사람은 신()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라;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신성한 불꽃이 있음을 기억하라.’ 나머지 한 방식은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긴장 그리고 인간이 열망할 높은 곳뿐 아니라 인간의 비천함 또한 과장한다. 그 방식에 의하여 지배하거나 굴복하라라는 윤리가 인간과 신()의 관계에 도입된다. 이 태도의 근저에 신()과 같음이나 전능(全能: omnipotence)에 대한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꿈이 항상 있는지를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긴장에 대한 강조가 권력의 문제를 향한 불균형적인 태도로부터만 출현할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불균형적인 (그리고 미성숙한) 태도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것뿐 아니라 자연환경을 지배하는 세계를 전체로서 지배하는 권력의 문제에 미혹되어 있다. 내가 유추에 의하여 아마도 거짓 종교(false religion)’라고 지칭할 것은 인간을 지배하는 신()의 권능에 의해서 뿐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는 신()의 권능에 의해서도 미혹되어 있다; 유사하게, 거짓 합리주의는 거대한 기계들과 유토피아적 사회의 세상들을 건설하는 이념에 의하여 미혹된다. 베이컨의 지식은 힘이다와 플라톤의 현자(賢者)의 통치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우월한 지적(知的) 재능을 근거로 권력을 주장하는 이 태도의 다른 표현들이다. 대조적으로 참된 합리주의자는 자신의 지식이 얼마나 적은지를 항상 알아서, 자신이 소유한 모든 비판적 능력이나 이성이 다른 사람과의 지적(知的) 교류에서 기인한다는 간단한 사실을 인식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인간을 근본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그리고 인간의 이성을 인간을 결속시키는 결속력으로서 간주할 것이다. 그에게 이성은 권력과 폭력이라는 도구와 정확히 반대가 되는 것이다: 권력과 폭력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그는 이성을 안다.

칼 포퍼, “추측과 논박, 과학적 지식의 성장”, 1989, 363

 

 

 

We can see here that the problem of the true and the false rationalism is part of a larger problem. Ultimately it is the problem of a sane attitude towards our own existence and its limitations - that very problem of which so much is made now by those who call themselves 'Existentialists', the expounders of a new theology without God. There is, I believe, a neurotic and even an hysterical element in this exaggerated emphasis upon the fundamental loneliness of man in a godless world, and upon the resulting tension between the self and the world. I have little doubt that this hysteria is closely akin to Utopian romanticism, and also to the ethic of hero-worship, to an ethic that can comprehend life only in terms of 'dominate or prostrate yourself'. And I do not doubt that this hysteria is the secret of its strong appeal. That our problem is part of a larger one can be seen from the fact that we can find a clear parallel to the split between true and false rationalism even in a sphere apparently so far removed from rationalism as that of religion. Christian thinkers have interrupted the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God in at least two very different ways. The sane one may be expressed by: 'Never forget that men are not Gods; but remember that there is a divine spark in them.' The other exaggerates the tension between man and God, and the baseness of man as well as the heights to which men may aspire. It introduces the ethic of 'dominate or prostrate yourself' into the relationship of man and God. Whether there are always either conscious or unconscious dreams of godlikeness and of omnipotence at the roots of this attitude, I do not know. But I think it is hard to deny that the emphasis on this tension can arise only from an unbalanced attitude towards the problem of power.

This unbalanced (and immature) attitude is obsessed with the problem of power, not only over other men, but also over our natural environment - over the world as a whole. What I might call, by analogy, the 'false religion', is obsessed not only by God's power over men but also by His power to create a world; similarly, false rationalism is fascinated by the idea of creating huge machines and Utopian social worlds. Bacon's 'Knowledge is power' and Plato's 'rule of the wise' are different expressions of this attitude which, at bottom, is one of claiming power on the basis of one's superior intellectual gifts. The true rationalist, by contrast, will always know how little he knows, and he will be aware of the simple fact that whatever critical faculty or reason he may possess he owes to intellectual intercourse with others. He will inclined, therefore, to consider men as fundamentally equal, and human reason as a bond which unites them. Reason for him is the precise opposite of an instrument of power and violence: he sees it as a means whereby these may be ta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