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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과학 그리고 그리스 문명의 기적

이윤진이카루스 2024. 11. 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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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와 과학 그리고 그리스 문명의 기적

 

주로 과학이 비판적 접근방식을 채택한다는 점에서 과학이론들은 신화와 다른 창작물이라고 나는 제안한다. 비판적 접근방식은 진화론적 선택 압력과 같은 것을 이론에 발휘하여 그 이론이 더 큰 진리 유사성으로 향하도록 격려한다. 이 관점은 내가 옹호하려고 시도하는 지식론의 일부이다. 이 관점으로 인하여 나는 특히 초기 과학자들 가운데서 신화와 이론 사이의 유사점을 찾게 되었고, 또한 파르메니데스에게서 그렇게 크게 발달한 (비록 어떤 면에서 그가 독단론자일지라도) 비판적 접근방식의 징표를 찾게 되었다.

이 비판적 태도는 그리스의 기적으로서 그렇게 잘 기술된 것의 특징이다. 어떻게 이 기적이 출현하였을까?

이와 같은 기적은 결코 완전하게 설명될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창조성에 대해서 만족스러운 설명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비판적 태도에 대한 매우 부분적인 설명이 가능하고, 상당히 흥미롭다. 비판적 태도는 부분적으로 다양한 문화들의 충돌이 낳은 산물이라고 나는 제안한다.

호메로스(Homer), 비록 의식적으로는 아닐지라도, 문화충돌을 기술한다. 탈레스와 피타고라스 같은 초기 철학자들 몇 명은, 전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와 같이, 위대한 여행가이자 이집트와 동양의 지혜를 배우던 사람들이었다. 소아시아 지역의 이오니아 철학자들은 페니키아와 메소포타미아의 문명과 접촉하고 있었고, 그리스의 위대한 인물들 몇몇, 특히 헤로도토스는 문명충돌의 중요성을 완벽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여행을 많이 한 크세노파네스는 이오니아의 도시 콜로폰(Colophon)에서 태어났는데 전통적 신학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접근방식과 또한 자신의 일신론적 신학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종족이나 민족이 지닌 신학 사이의 충돌을 의식적으로 이용하고, 그 자신의 일신론적 신학은 모든 전통으로부터 두드러지게 이탈한다.

ㅡ 칼 포퍼 저, 아르네 피터슨 편집,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2007, 126-127쪽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