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부모는 눈물이다

이윤진이카루스 2012. 4. 1. 20:46

살려고 자식들에게 매정도 했겠지만

어느 날 삶이 따뜻해지면 웃기도 했고

다시 어둡고 추운 계절이 다가오면

움츠려들어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알 수 없는 세월이 흐르고

부모 또한 마침내 사라졌는데

마지막까지 종말을 보여주고

떠난 그들의 모습은 눈물이었다.

 

그들의 시선도 앞을 향하고

뒤를 돌아보기도 했겠지만

내일을 알 수 없는 시간이

믿을 수 없고 불안했겠지.

 

비석을 세운다고

좌절과 슬픔이 기록될까,

삶을 기록한다고

수치와 비겁을 고백할까.

세상에 밤과 낮이 존재하듯

육체에 죄악과 영광이 있겠지.

 

 

 

 

후기: 산에 가면 무수히 만날 수 있는 비석에서 뜻을 해석하려고 애쓰지만

한문으로 새긴 비석의 내용을 완전히 알 수 없어 애석하다. 이제 나에게

부모는 없고 늘 지나간 세월 속에서 그들의 자취를 찾지만 점차

기억은 희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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