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따르면
흥청망청 나를 잃어버려서
그리 살지 않으려 애쓰니
외롭고 쓸쓸한데 들리는 소리는
영원히 살려면 좁은 문으로 들라하고
이기적인 유전자는 초월의 문턱에서
부르르 몸을 떤다.
위대하다면 이 자리에 머물 수 있는가,
만족하려면 이 위치에 잠들 수 있는가?
그대가 사라진다면, 내가 없어진다면
또한 움직임이리니 정지한 것이 있는가.
오욕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는데
때로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고
그것 또한 지나면
희미하게 밝아오는
미래는 희망이더라.
존재하는 곳을 모르는 까닭은
등대 빛이 미치는 범위 때문
세상은 넓고 나는 좁다.
바람을 타고 왔다가
저편으로 없어지는 존재는
시간과 공간의 좌표에 점을 찍어도
시간은 무자비하게 지워버린다.
시간을 체포하겠다고
그대는 잔인해졌지만
신(神)이 있다면 웃을까?
아마도 냉담할 이유는
애초부터 꿈속에서나 보이기에.
우리가 꿈이라면
그대를 용서하겠다,
모두를 면죄하겠다.
하지만 세상은 꿈이 아니라서
긴긴 시간을 깨어있을 뿐이니
내가 존재하는 곳은 여기다.
후기:
경험이란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실수에 붙이는 이름이다.
오스카 와일드
Experience is the name every one gives to their mistake.
OSACAR WILDE
제신(諸神)은 처음부터 밝히지 않는다,
모든 것을 우리들에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탐구를 통하여 우리는 배울 것이고 사물을 더욱 잘 알리라.
그러나 확실한 진리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고,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제신(諸神)에 대해서도,
내가 말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그리고 누가 우연히 완벽한 진리를 말한다 할지라도,
자신은 그 진리를 알지 못하리라;
모든 것은 상상으로 짜인 그물일 따름이니.
제노파네스
The gods did not reveal, from the beginning,
All things to us; but in the course of time,
Through seeking we may learn, and know things better.
But as for certain truth, no man has known it,
Nor will he know it; neither of the gods,
Nor yet of all the things of which I speak.
And even if by chance he were to utter
The perfect truth, he would himself not know it;
For all is but a woven web of guesses.
XENOPHA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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