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사설] ‘보수=원전 찬성’ 공식 깨진 의미 크다 |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과 필요성에 대한 신뢰가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등 낡은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면서도 안전심사 당국은 불투명하고 권위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고리 1호기 주변 30㎞ 안에 부산·울산·경남 주민 350만명이 살고 있는데, 긴급방재 태세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데다 원전 주변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이 한수원의 책임이라는 법원 판결까지 나왔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안전할 때 폐쇄하는 것이 미래의 사고위험을 막는 길”이란 주장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부산뿐 아니라 새누리당이 압도적 다수인 강원도의회도 13일 삼척 원전 건설 백지화를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정부가 삼척에 원전을 짓는 대신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강원도에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원전 반대를 내세운 삼척시장이 당선되는 등 ‘탈원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제까지 정부는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는다는 이유로 원전 반대 목소리를 무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을 보면,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너무 높게 전망한데다 전기요금 인상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전력수요를 지나치게 부풀려 예측했음이 드러났다. 이대로 가면 2020년에는 발전 설비의 3분의 1 가까이가 놀아야 할 형편이다. 낡은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새 원전을 짓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얘기다.
저유가에도 세계에서 풍력, 태양 등 재생에너지 부문은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태양전지판의 생산단가는 2009년 이래 75%나 떨어졌고, 풍력도 이미 화석연료보다 발전단가가 싸졌다. 기후변화와 안전, 장거리 송전에 따른 사회비용 탓에 원자력과 화석연료 발전의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원전이 많은 미국에서 2013년 이래 5기의 원전이 잇달아 운전을 종료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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