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찰하기

재미동포들 미국 정치전문지에 광고…“아베, 미 의회 연설 전 사죄하라”/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5. 3. 19. 08:37

국제

미국·중남미

재미동포들 미국 정치전문지에 광고…“아베, 미 의회 연설 전 사죄하라”

등록 : 2015.03.18 19:46 수정 : 2015.03.18 19:4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 중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광고

시민단체 주도로 기부받아 제작

재미동포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 중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광고(사진)를 18일 미국 정치 전문지 <더 힐>에 실었다.

‘일본 정부의 역사적 책임을 요구하는 개인들’ 명의의 이 광고는 “아베 총리는 미 의회 합동연설을 추구하기 전에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광고는 재미동포들의 권익옹호 단체인 시민참여센터(KACE)의 주도로 한인들과 관련 단체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제작됐다.

광고는 네덜란드 출신 위안부였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가 2007년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을 하는 현장 사진을 게재하면서 “이들의 증언에 힘입어 미국 하원이 만장일치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아베 총리가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사진을 싣고 “아베 총리는 진주만 공격에 책임이 있는 이들을 비롯해 14명의 A급 전범이 전쟁영웅이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단할 것을 맹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기 전에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미동포 단체들은 지난달 중순 아베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반대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청원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6000여명으로부터 청원을 받았다. 시민참여센터는 이 광고와 청원서를 들고 연방 하원의원 사무실 50여군데를 방문해 동포들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청원과 관련 모금 운동은 ‘코리안 아메리칸 포럼’(kafus.org) 사이트에서 계속 진행된다.

다음달 말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추진하고 있다. 합동연설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공식 초청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편,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붙잡혔던 미국 전쟁포로 출신들이 아베 총리가 과거 전쟁범죄를 사과하기 전에는 의회 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미국 전쟁포로 출신 모임의 하나인 ‘바탄과 코레히도전투 미국 수호자 기념 연합회’의 잰 톰슨 회장은 17일 미국 상·하원의 재향군인위원회에 보낸 서면증언에서 “아베 총리에게 이번 상·하원 합동연설은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할 독특한 기회”라며 이렇게 밝혔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