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을 살았다지만
몇 살 더 먹었을 뿐
분노가 힘겨운 세월이 왔다.
머리에서 피가 멈추듯
눈앞이 흐릿하고 몸이 휘청거리지.
상대방의 어리석음을 보며
지난날 나의 우매함을 되새기어
순간 멈칫거리지만
출세한다고 달리는 광증에
두 손 들고 말았어.
명령내리는 것이 좋은들
우월감은 동물세계에서나 흔한 것,
복종은 살기 위한 것일 뿐
미친 짓을 어쩌겠는가?
원숭이 왕은 먹이도 먼저 먹고
암컷도 마음대로 거느린다는데
늙어서 젊은 원숭이에게 패하면
눈치보고 겉돌면서 여생을 어찌 사는지,
인간이 원숭이와 진배없는가?
밀림지역의 어느 원주민 추장은
쫄쫄 굶으면서 주민의 배를 채워주고
자신은 추장자리만 꿰차고 있다는데.
외로움의 종말이 생명의 끝이라면
불의에 분노하느니 인내하면 고독을 잊을까?
분노를 다스리고 몸조리를 잘하면
100세를 산다는데 그렇게 해볼까 싶어.
‘인간관계는 적대적-우호적이다’라고 말한 까닭은
사회의 진보를 겨냥한 탓이지만
진보란 어차피 외부에서 배우는 것이기에
우리 스스로 할 일이 무엇인지
침묵하고 사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