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로운 호들갑이 난처하여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 내고
도망치듯 빠져나오기만 했는데
2010년 5월 8일 비정규직 결혼식에는
축하객이 듬성듬성, 어두운 색조에
신부 드레스가 유난히 희었는데
신랑도 홀어머니 신부도 홀어머니였다.
종종걸음으로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비정규직 생활을 하던 신부는
신랑 옆에서 눈물을 쏟았는데
눈물을 닦아 준 후 장모 앞에서 섰더니
사위는 그 어머니의 눈물도 닦았다.
발길을 떼지 못한 정규직들이 사진촬영에 참가하고
나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밥까지 모질게 얻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