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산울음

이윤진이카루스 2010. 7. 28. 14:00

덮인 멧부리가 우는 밤
계곡이 가랑이를 뒤틀며 떤다.

동면(冬眠)으로
사지를 늘어뜨리며 뒤채는 기슭에
매달린 고드름이 바위에서 번득이고.

긴 밤을 휘몰아오는
지구의 자전(自轉)에서
태양은 자취를 감추고
달에는 생명이 살지 않는다.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
산자락을 올려치고 내리빗는 바람,
휘어 굽는 소나무.

산자락을 휘몰아 오르는 얼음알갱이. 
샘물에서 나온 물줄기는 멈추고
세월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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