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세상 버리기

이윤진이카루스 2016. 1. 10. 00:17

 

 

내일 어떤 일이 닥칠지도 모르면서

과거에 매달려 사는 인간이기에

맹목적으로 미래로 달려가는 존재의

어리석음이라니!

지난 세월의 미혹에 빠진 열정이 아니라면

그대가 지닌 열정은 새로운가, 진실한가?

 

인간 세상을 알았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아는 것,

얼마나 취약한지를 느끼는 것.

무지를 고백하여 조심스럽지 않은 언설을

믿지 않고 그 약점을 선험적으로 짐작할 따름.

 

, 선험적이라는 말이 터무니없는가?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에서

원인으로부터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결과로부터 더듬어 올라갈 뿐,

그래도 역시 과거에서 헤매는 것이니

과거는 소급될 수 없고 미래는 캄캄하니

존재는 그 사이에 머물 따름이어서

고독을 알겠고 슬픔도 포옹해야 되는데

영원한 것을 남기는 것이 영생이라면

제정신이라는 허울로 사라지는 편견들!

 

세상을 버렸다 하고

모두 자살하는 게지.

세상을 버리는 게 대수냐고?

 

 

세상 버리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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