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것은 기다림뿐
예리한 칼은 칼집에 남겨두면
우리에게, 아니 인간에게
남겨진 것은 기다림뿐일 테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냐고?
이 지역과 시대에 태어난 운명일 뿐.
행동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이 없다고?
그럼, 행동을 학대 직전에 멈추면 되는데
1만 년 전에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투쟁보다는 협조로써 세상을 살아가게 되어
난폭한 자는 에덴의 동산에서 멸종하게 되지.
아벨은 목축을 하면서 살아가는 미개인이고
카인은 농사를 짓던 문명인이었던 고로
문명인은 미개인을 살해하는데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이렉투스가 교접했던 사실처럼
누가 인간을 죽일 권한을 주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지.
성급히 행동하는 인간은 떠벌이며,
자신의 행동을 감추려고 더욱 지껄여서
결국 죽음에 이르는 고독이 찾아오지.
갓난아기처럼 살라는 언명은
죄를 짓지 말라는, 살인하지 말라는
늙은이의 회한에서 오는 독백일 텐데
이 밤 어디선가 별똥별이 떨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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