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

이윤진이카루스 2016. 3. 21. 00:00

액체인 물이 얼어서 정반대로 고체인 얼음이 되기에

죽음과 삶이 같다는 고대 아테네의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까닭은 액체의 반대가 고체가 아니기 때문이지.

그럼 액체의 반대는 뭐냐고?

물이 H2O인데 얼음도 H2O이니 물과 얼음은 반대가 아니고

액체의 반대가 뭔지 나는 몰라요, 그대는 아셔?

 

죽음이 있기에 한정된 삶이 고귀하다는,

영원한 것은 소중할 수 없다는 언명을 분석하면서

돈키호테의 위대성을,

환상을 향하여 돌진하는 인간의 망상을

이해할 수 있지 않는가?

 

내일이 온다고 주장한다면,

오늘 해가 떠서 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내일도 당신이 살아있을 것인가,

무한정 살아있는 게 바람직할까?

동물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늘을 나는 비행기까지 발명한 인간이

영원히 산다면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죽음을 발명하지 않겠는가?

 

위대한 그대는

우리에게 한계를 알려주는데

見月忘指(달을 보는데 가리키는 손가락은 잊어라)이지.

그대는 무엇을 보는가,

감각일 뿐인 시각을 버리고 무엇을 생각하는가?

 

가장 귀한 것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미래를 점칠 수 없는 인간의 한계 때문이고

아직 보이지 않은 미래 때문인데,

시각을 닫고 칸트의 오성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칸트는 선험적이라는 말로 인류의 역사를 얼버무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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