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을 초월하는 길은
당신 자신을 초월하는 것,
인간이라는 존재를 넘는 것이라면
누군가 질문하겠지:
자기들이 만들어 놓고 초월한다고?
철학자들은
인간이 이성을 지녔기에,
오성(悟性)을 가지고 태어났기
동물과 다르다고.
그럼 동물과 같은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 살인하는 동물?
자신을 위하여 살인할 수 있는 카인은
영원히 후예들을 낳고,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블랙홀이지.
우리는 스스로 만들고 파괴하지 않았던가,
초월하려고 고독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던가?
달콤한 고독은 제왕을 칼로 살육하여
인간이 너무 많다고 절망하지 않았던가?
비옥한 반달지역인 메소포타미아,
홍수로 무참히 휩쓸어가는 황하도,
아프리카의 들개를 숭상하다가
끝도 모르는 해와 달에게 굴복한 이집트도,
다시 태어나지 않기 위해 몸을 태워버리는
삶의 달콤함을 외면하는 갠지스의 불꽃도
바퀴로 운반하고, 하늘을 나는 기계에게
권위를 빼앗기고 말았지.
칸트의 정언명령(定言命令)에서 도덕을 빼면
인간을 초월하라는 니체의 절규가 나오는데
죽이지 말라는 쇼펜하우어가 빠끔히 나타나는데
역시 도덕교사일 뿐이라고 생각하세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면
세상에 풀어지지 않는 문제가 없다와 같이,
모든 인간이 완벽하지 않음을 간파하면
세상에 정복하지 못할 인간이 없을 터인데
처음 망한 다음에 돈 버는데 실패한 적이 없는
이병철이 고백한 인간의 한계는:
돈으로 안 되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게 자식이더라!
패배 없이 어찌 승리의 기쁨을 알라,
사랑 없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랴 라면
패배와 사랑은 삶은 필수적인 일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 일어서는데
사랑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지 않던가,
좌절 속으로 도망쳐 파괴를 노리지 않은가?
후기:
“심지어 우리가 꿈에서 보는 모든 것이 잠인 것처럼 우리가 깨어서 보는 모든 것은 죽음이다.”
- 헤라클리투스 단편 글 DK B21 -
“θάνατός ἐστιν ὁκόσα ἐγερθέντες ὁρέομεν, ὁκόσα δὲ εὕδοντες ὕπνος”
- Heraclitus Fragments DK B21 -
“사람들은 태어나서 살고 싶어 하면서 운명들과 – 아니 오히려 안식과 – 조우하고 그들은 자손을 남겨 자신들의 운명을 맞이하도록 할 따름이다.”
- 헤라클리투스 단편 글 DK B20 -
“γενόμενοι ζώειν ἐθέλουσι μόρους τ' ἔχειν, μᾶλλον δὲ ἀναπαύεσθαι, καὶ παῖδας καταλείπουσι μόρους γενέσθαι”
- Heraclitus Fragment DK B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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