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 동굴벽화인 알타미라의 벽화를 보고
피카소는 그 후 모든 미술은 타락이라고 했는데
구석기인의 원초적 감성을 말하는 것인지
후세 호모사피엔스의 예술적 타락인지 알지 못한다.
얼마 전 스페인을 여행하며
네다섯 시간을 달려도 올리브 밭이고
오렌지 밭이던 발렌시아를 지나면서
풍광과 성당들을 보고 감탄했지만
집에 돌아와서야 알타미라를 읽었다.
자크 모노의 말처럼,
우리는 우주의 시작을 볼 수 없고
세월이 흘러서 태초를 상상하기에
피카소가 태초의 생명이 아님은 물론
아담과 이브도 아닐 테지.
코끼리 몸통을 장님이 만지듯
원초나 태초는 상상의 세계일뿐
당신과 나는 몸을 소진하는데
무엇을 남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