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헤라클리에토스와 존재

이윤진이카루스 2017. 2. 13. 23:08

시간을 주름잡으려 한다,

그리하여 나는 인간이 아니지만

실패하기 때문에

인간에 지나지 않은데

그 사이에 존재가 있다.

 

삶은

터무니없이 본능적이고

밑도 끝도 없이 권태롭지 않은가?

 

사랑하는 것들은

어느덧

사랑했던 것들이 되어

내 곁을 떠나는데

나도 그들을 떠났지.

 

아하,

태양으로부터 지구가 튕겨져 나온 후

식고 식어 빙하기가 계속되었는데

기원전 16000년 전부터 온난화가 시작되었다면

태양의 변덕은

인류가 탄생한 아프리카에서

얼음을 따라 북극해에 이르겠지.

 

삶은

다른 생명체는 할 수 없지만

스스로 포기할 수 있기에 존귀한 것이라고,

초월할 수 있기에 시간이 없는 것이라고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화라는데

아프리카에서 북극해까지.

 

야만은 야만에게 분노하여 일어서고

문명은 스스로 만족하여 화석이 되어

어느덧

문명이 야만이 되고

야만이 문명을 먹는데

헤라클레이토스가 본 세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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