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성지에서 웃다
포르투갈 파티마 성지는
세 명의 목동 앞에 성 마리아가 나타나
예언을 했다는 곳인데
동행한 한국 아줌마들은
한국에서 가져온 담요를 꺼내
새벽부터 미사에 참여하자고 한다.
교황 폴 요한 2세가 방문하여
지팡이를 지닌 교황의 동상을 지나면
100미터도 넘는 돌길을 무릎으로
기독교 신자들이 고행을 하는데
나는 10미터도 못가고 말았고
아내는 꽤 멀리 무릎으로 갔다.
고행 길 끝에는 대성당이 있고
옆은 초를 봉헌하는 곳인데
가톨릭 신자들의 절실한 염원과
고뇌, 그리고 삶이 녹아내리는데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과
미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기념품점에는 목동들이 본 마리아상을
판매하는데 영국 왕관을 쓰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