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물오르던 시절에 저지른 일
사라지기는커녕 속삭이는 악마로 남았다,
혈관에 기생하며.
하느님을 만들고 눈물이 홍건이 흘렀던 까닭은
달리 살아갈 길이 없었던 탓이다.
삶보다 길어지는 묵상의 순간,
씨앗으로 흙속에 떨어지고 백지(白紙) 한 장으로 뒹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