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떠나는 여행
생존과 번식이라는 본능이 희미해지면
우주로 뻗치는 뇌리의 능력이
셀 수도 없는 기간에 축적되어
또 본능이 날개를 펴고 나르지.
침대 위에서 종말을 맞느니
길에서 세상을 하직하겠다고
말은 쉽지만 실행이 어려운데
인연이 그렇게 끈질긴 탓이지.
히말라야에서 뇌 핏줄이 터지든,
북극의 눈보라에 깔려 쓰러지든,
남미의 골목에서 칼에 찔리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운명일 뿐
신경 쓰이지 않는 시간이 올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