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내야 해
애드가 앨런 포의 갈가마귀처럼
“이제 끝내야 해”라고 외치는 것
잃어버린 연인 레노어의 영혼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터지는 고백일 터.
버렸다, 학대했다, 살해했다
회피해도 생명 갉아먹는 반려자
으스스한 흐느낌.
의식은 내가 그랬다고 말하지만
자존심 내가 그랬을 리 없다며
마침내 자존심이 의식을 이긴다던
니체의 치열한 경험처럼
경험 우리의 실수를 지칭한다던
오스카 와일드의 독백처럼
남은 것은 방랑의 길.
빛 있으라고 명령하면 빛 나타나지만
암흑 없다면 빛은 의미 상실하겠기에
생명에 흐르는 것
빛과 암흑이 빚은
멈출 수도 알 수도 없는
시간이란 파동이다.
파동이 아니라 입자라고?
파동이든 입자이든
실성한 자에게
무의미하다면 어쩔 텐가.
타인의 존재 아니라면
제정신 아니라는 자를
누가 증명해줄 것인가?
장미 한 송이 뱀 한 마리에도
스며들던 외로움 표현했던
생텍쥐페리는
적기에게 격추되어
추락해 유해도 없었다.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생애 마감하기보다
여행길에서
미련도 슬픔, 고통도 회한 없이
사라지자고 다짐하지만
희망조차 기약 없다.
생명에 위해 가하는 일
나도 생명이었기에
지워지지 않는 죄악이었다.
후기:
깨어있는 자는 모두 동일한 세계에 산다. 잠든 자는 자신의 세계에 산다.
ㅡ 헤라클레이토스 ㅡ
Those who are awake all live in the same world. Those who are asleep live in their own worlds.
ㅡ Heraclitus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