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란

삶의 종말을 미리 경험했는데

그대는 사전 경험이 불가능하다고,

앞질러 소리친다면 잠깐

몸부림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미래는 과거와 많이 같고

많이 다르리라는 주장은

결국

예측에 지나지 않을 터이니

인간의 진화를,

그 역사를 설명하려면

예지를 빼고 남는 게 고작

과거에 대한 설명인데

논쟁의 연속이지.

 

그 논쟁 속에 가치가 있다면.

거기서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면

역사는 인류의 것인가,

인류는 고등동물인가?

 

울면서 태어난 생명은

울면서 사라지는데

그대 사라짐의 의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코 울지 않는다?

 

자기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아내로 삼아

눈알을 빼고서 방랑했던 시지프의 삶과

실제로 영원히 살지 못했던 다윗은

휘하 장군 우라아를 전장으로 내쫓고

그 아내 밧세바와 동침했으니

그 첫아들이 어려서 죽어버렸지.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거짓인 까닭은

누구도 그 종말을 목격하지 못하여

그 투쟁이 마지막까지 지속되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인데

야욕을 가진 인간에게는 항상

내재하는 선험적 허약함이 있지.

 

오스카 와일드의 관찰처럼

경험은 인간의 실수를 의미한다면

더 멀리 나아가

경험의 끝이자 생명체의 종말을

또한 말할 수 있을 테지.

 

삶이여,

무엇을 인간은 못하며

임사의 회한은 어떠한가,

결국 홀로 떠나야 하는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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