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회상, 보릿고개

이윤진이카루스 2011. 8. 10. 23:15

 

보릿고개는

푸른빛이 아니라

회색빛이었는데

화사한 봄과 여름 사이에

태양이 빛을 잃고

사람은 눈을 뜨지 못했지.

 

인간이 동물이 되었을 때

겨우 배를 채우며 연명할 때

슬픔은

절망이 되었고 마침내

무기력해졌다.

 

희망의 얼마나 먼 사치던가,

절망은 얼마나 가까운 현실이던가,

기억의 뒤안길에 각인되어

끝끝내 붙들고 늘어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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