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시대의 경제에 대한 마르크스의 처절한 묘사는 너무나 진실하다. 그러나 축적에 비례해서 비참함도 틀림없이 증가한다는 그의 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가 살았던 시대이래, 그가 가능하다고 심지어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생산수단이 축적되었고 노동생산성도 증가했다. 그러나 아동노동, 노동시간, 고역의 고통, 그리고 노동자 삶의 불안정은 증가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감소했다. 나는 이 과정이 틀림없이 지속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보의 법칙은 없고,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파크스(Parkes)에 의하여 한 문장으로 간단하고도 공정하게 요약된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그리고 아동노동은 자본주의 노년기의 특징이 아니라, 마르크스가 예언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유년기의 특징이었다.’
무제한적인 자본주의는 사라졌다. 마르크스 시대이래, 민주주의적 개입주의로 인하여 거대한 진전이 이룩되었고,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ㅡ 자본축적의 결과 ㅡ 인하여 비참함을 거의 없애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것으로 인하여, 의심할 바 없이 중대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이 이룩되었음이 밝혀지고, 그 이룩된 많은 것으로 인하여 더 많은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우리는 틀림없이 고무된다. 이유인즉 많은 일이 이룩될 수 있고 이룩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적 개입주의로 인해서만 그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그것의 실천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나의 주장이 지니는 힘에 관하여 나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경험에 의하여 마르크스의 예언이 거짓이었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경험은 항상 설명으로 얼버무려질 수 있다. 그래서 진정으로, 마르크스 자신과 엥겔스는 비참함 증가라는 법칙이 왜 그들의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는지를 설명하려고 고안된 보조 가설을 상술하면서 시작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이익률이 감소하는 경향은, 그리고 그 경향과 함께 비참함 증가는, 식민지 착취의 효과에 의하여 다시 말해서 일반적으로 지칭되는 바와 같이 ‘현대 제국주의’에 의하여 상쇄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식민지 착취는 경제적 압력을 식민지 프롤레타리아인, 정치적으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본국의 산업 프롤레타리아보다 훨씬 더 약한 집단에게 전가하는 방법이다. ‘식민지에 투자된 자본은 자본주의적 발전이 여전히 후진 단계인 그곳에서 이익률이 더 높다는 단순한 이유와 노예나 저임금노동자, 기타 등등으로 인하여 노동력을 더 착취할 수 있다는 추가 이유 때문에 더 높은 이익률을 낳을 것이다. 보다 높은 이 이익률이.., 본국으로 보내졌을 때, 본국에서 요소로서 평균이익률에 가산되어, 정비례로 평균이익률을 유지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나는 알 수 없다’고 마르크스는 서술한다. (‘현대’ 제국주의 이론의 배후에 있는 이 이론의 주개념은 160년 이상을 거슬러 아담 스미스[Adam Smith]에게 올라가는데, 그는 식민지 무역이 ‘이익률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기여했다’고 말했음을 언급할 가치가 있다.) 엥겔스는 자신의 그 이론 전개에서 마르크스보다 할 걸음 더 나아갔다. 영국에서 우세한 경향은 비참함의 증가가 아니라 상당한 개선임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게 되어, 이것은 영국이 ‘전 세계를 착취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할 것이라고 그는 암시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예상했던 고통 대신에 ‘실제로 점점 더 부르주아가 되는 영국 노동계급’을 경멸조로 공격한다.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말한다: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부르주아적인 이 민족은 문제를, 부르주아 계급과 나란히 부르주아 귀족정치와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를 가질 상황으로 가져가기를 원한다.’ 이제 엥겔스에게서의 이 국면전환은 적어도 내가 앞 장에서 언급한 그의 다른 국면전환만큼 두드러진다; 그리고 저것처럼, 이 국면전환은 비참함 감소라는 상황전개로 판명된 사회발전의 영향 하에서 이루어졌다. ‘중간계급과 하층 부르주아 계급을 프롤레타리아화하기’ 때문에, 그리고 노동자를 극빈으로 몰고 가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비난했다. 엥겔스는 노동자를 부르주아로 만들기 때문에 이 체제를 지금 와서 비난한다 ㅡ 그 체제는 여전히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엥겔스의 불평 중에서 가장 멋진 흔적은, 마르크스주의의 예언을 오류로 판정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행동하는 영국인에 대한 분노인데 영국인은 그 분노에 의하여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부르주아적 민족’으로 지칭된다. 마르크스의 교설에 따라서, 우리는 ‘모든 민족 중에서 가장 부르주아적인 민족’으로부터 인내할 수 없는 정도까지 비참함과 계급긴장이 전개되는 것을 기대해야 한다; 대신, 우리가 듣는 것은 그 반대상황의 발생이다. 그러나 선량한 프롤레타리아를 나쁜 부르주아로 변모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의 믿을 수 없는 사악함을 선량한 마르크스주의자가 들을 때 그의 머리칼이 곤두선다; 그 체제가 거꾸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체제의 사악함이 본질로 할뿐임을 마르크스가 밝혔다는 것을 선량한 마르크스주의자는 완전히 망각한다. 그리하여 현대 영국 제국주의의 사악한 원인과 무서운 효과에 관한 레닌의 분석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읽는다: ‘원인: (1) 이 나라에 의한 전세계 착취; (2) 세계시장에서 그 나라의 독점적 위치; (3) 그 나라의 식민지 독점. 효과: (1) 영국 프롤레타리아 일부의 부르주아화; (2) 프롤레타리아 일부는 자신이 부르주아 계급에 의하여 매수되었거나, 적어도 그 계급에게서 돈을 받는 사람들에 의하여 지휘를 받는 것을 허용한다.’ ‘프롤레타리아의 부르주아화’라는 그렇게 예쁜 이름을 가증스런 경향에 붙이고 ㅡ 마르크스에 따라서, 세상이 가야하는 방향에 맞지 않는다는 주요 이유 때문에 가증스런 ㅡ 레닌은 그것이 마르크스주의적 경향이 되었다고 분명히 믿었다. 전세계가 자본주의적 산업화라는 필수적인 역사적 기간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을수록, 낫다고 마르크스 자신이 주장했으며, 그리하여 그는 제국주의적 발전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레닌은 매우 다른 결론에 다다랐다. 영국의 식민지 소유가 본국의 노동자들이 공산주의자들 대신 ‘부르주아 계급에 매수된 지도자들’을 따르는 이유이기 때문에, 그는 제국의 식민지에서 잠재적인 방아쇠나 도화선을 보았다. 그곳에서 혁명으로 인하여 비참함 증가라는 법칙이 본국에서 작동하게 되어, 본국에서 혁명이 뒤따를 터이다. 그리하여 식민지는 그곳으로부터 불이 퍼질 장소였다...
내가 그 내력을 개괄한 보조가설로 인하여 비참함 증가라는 법칙이 구조될 수 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이유인즉 이 가설 자체가 경험에 의하여 반증되기 때문이다. 예들 들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스칸디나비아의 민주국가들, 체코슬로바키아,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있는데 그곳에서 식민지 착취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거나 그 가설을 뒷받침하기에는 아무튼 너무 하찮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민주주의적 개입주의로 인하여 노동자들에게 높은 생활수준이 확보되었다. 게다가, 네덜란드나 벨기에처럼 식민지를 ‘착취하는’ 어떤 나라들을, 식민지를 ‘착취하지’ 않는 덴마크와 스웨덴과 노르웨이 및 체코슬로바키아를 우리가 비교하면, 산업노동자들이 식민지 소유로부터 이득을 보았음을 발견하지 못하는데, 이유인즉 저 모든 나라들에서 노동계급의 상황이 두드러지게 비슷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식민지화를 통하여 원주민에게 강요된 비참함이 문명사(文明史)에서 가장 암울한 장의 하나일지라도, 그들의 비참함이 마르크스 시대이래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주장될 수 없다. 정반대 현상이 사실이다; 상황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보조가설과 원래 이론 모두가 옳다면 비참함 증가는 그곳에서 분명히 매우 두드러질 터이다.
ㅡ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 II권, 1971년, 186-189쪽 ㅡ
Marx's terrible picture of the economy of his time is only too true. But his law that misery must increase together with accumulation does not hold. Means of production have accumulated and the productivity of labour has increased since his day to an extent which even he would hardly have thought possible. But child labour, working hours, the agony of toil, and the precariousness of the worker's existence, have not increased ; they have declined. I do not say that this process must continue. There is no law of progress, and everything will depend on ourselves. But the actual situation is briefly and fairly summed up by Parkes in one sentence : 'Low wages, long hours, and child labour have been characteristic of capitalism not, as Marx predicted, in its old age, but in its infancy.'
Unrestrained capitalism is gone. Since the day of Marx, democratic interventionism has made immense advances, and the improved productivity of labour - a consequence of the accumulation of capital - has made it possible virtually to stamp out misery. This shows that much has been achieved, in spite of undoubtedly grave mistakes, and it should encourage us to believe that more can be done. For much remains to be done and to be undone. Democratic interventionism can only make it possible. It rests with us to do it.
I have no illusions concerning the force of my arguments. Experience shows that Marx's prophecies were false. But experience can always be explained away. And, indeed, Marx himself, and Engels, began with the elaboration of an auxiliary hypothesis designed to explain why the law of increasing misery does not work as they expected it to do. According to this hypothesis, the tendency towards a falling rate of profit, and with it, increasing misery, is counteracted by the effects of colonial exploitation, or, as it is usually called, by 'modern imperialism'. Colonial exploitation, according to this theory, is a method of passing on economic pressure to the colonial proletariat, a group which, economically as well as politically, is weaker still than the industrial proletariat at home. 'Capital invested in colonies', Marx writes, 'may yield a higher rate of profit for the simple reason that the rate of profit is higher there where capitalist development is still in a backward stage, and for the added reason that slaves, coolies, etc., permit a better exploitation of labour. I can see no reason why these higher rates of profit.., when sent home, should not enter there as elements into the average rate of profit, and, in proportion, contribute to keeping it up.' (It is worth mentioning that the main idea behind this theory of 'modern' imperialism can be traced back for more than 160 years, to Adam Smith, who said of colonial trade that it 'has necessarily contributed to keep up the rate of profit'.) Engels went one step further than Marx in his development of the theory. Forced to admit that in Britain the prevailing tendency was not towards an increase in misery but rather towards a considerable improvement, he hints that this may be due to the fact that Britain 'is exploiting the whole world' ; and he scornfully assails 'the British working class' which, instead of suffering as he expected them to do, 'is actually becoming more and more bourgeois'. And he continues : 'It seems that this most bourgeois of all nations wants to bring matters to such a pass as to have a bourgeois aristocracy and a bourgeois proletariat side by side with the bourgeoisie.' Now this change of front on Engels' part is at least as remarkable as that other one of his which I mentioned in the last chapter ; and like that, it was made under the influence of a social development which turned out to be one of decreasing misery. Marx blamed capitalism for 'proletarianizing the middle class and the lower bourgeoisie', and for reducing the workers to pauperism. Engels now blames the system - it is still blamed - for making bourgeois out of workers. But the nicest touch in Engels' complaint is the indignation that makes him call the British who behave so inconsiderately as to falsify Marxist prophecies 'this most bourgeois of all nations'. According to Marxist doctrine, we should expect from the 'most bourgeois of all nations' a development of misery and class tension to an intolerable degree ; instead, we hear that the opposite takes place. But the good Marxist's hair rises when he hears of the incredible wickedness of a capitalist system that transforms good proletarians into bad bourgeois; quite forgetting that Marx showed that the wickedness of the system consisted solely in the fact that it was working the other way round. Thus we read in Lenin's analysis of the evil causes and dreadful effects of modern British imperialism : 'Causes : (1) exploitation of the whole world by this country ; (2) its monopolistic position in the world market ; (3) its colonial monopoly. Effects : (1) bourgeoisification of a part of the British proletariat ; (2) a part of the proletariat permits itself to be led by people who are bought by the bourgeoisie, or who are at least paid by it.' Having given such a pretty Marxist name, 'the bourgeoisification of the proletariat', to a hateful tendency - hateful mainly because it did not fit in with the way the world should go according to Marx - Lenin apparently believes that it has become a Marxist tendency. Marx himself held that the more quickly the whole world could go through the necessary historical period of capitalist industrialization, the better, and he was therefore inclined to support imperialist developments. But Lenin came to a very different conclusion. Since Britain's possession of colonies was the reason why the workers at home followed 'leaders bought by the bourgeoisie' instead of the Communists, he saw in the colonial empire a potential trigger or fuse. A revolution there would make the law of increasing misery operative at home, and a revolution at home would follow. Thus the colonies were the place from which the fire would spread...
I do not believe that the auxiliary hypothesis whose history I have sketched can save the law of increasing misery ; for this hypothesis is itself refuted by experience. There are countries, for instance the Scandinavian democracies, Czechoslovakia, Canada, Australia, New Zealand, to say nothing of the United States, in which a democratic interventionism secured to the workers a high standard of living, in spite of the fact that colonial exploitation had no influence there, or was at any rate far too unimportant to support the hypothesis. Furthermore, if we compare certain countries that 'exploit' colonies, like Holland and Belgium, with Denmark, Sweden, Norway, and Czechoslovakia which do not 'exploit' colonies, we do not find that the industrial workers profited from the possession of colonies, for the situation of the working classes in all those countries was strikingly similar. Furthermore, although the misery imposed upon the natives through colonization is one of the darkest chapters in the history of civilization, it cannot be asserted that their misery has tended to increase since the days of Marx. The exact opposite is the case ; things have greatly improved. And yet, increasing misery would have to be very noticeable there if the auxiliary hypothesis and the original theory were both corr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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