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아내의 사진을 보며

이윤진이카루스 2010. 7. 30. 09:48

아내의 처녀 때 사진을 보면서 부끄럽도록 미안한 까닭은

순수했던 소녀를 꾀어 늙어가는 노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름이 사라진 삶을  안겨주어야 하는데

세월은 늘 어수선하고 삶은 수풀에 앉은 새와 같다.

 

그냥 홀로 세상을 살았더라면,

아들도 딸도 모르고 늙어갔더라면

마음만은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태어나서 나이를 먹었는데

허무한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시간을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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