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포퍼 원전+번역문

토론의 목표는 만장일치가 아니다

이윤진이카루스 2023. 10. 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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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의 목표는 만장일치가 아니다

 

4. 자유 토론에 대한 자유주의적 이론

사상의 자유와 자유 토론은, 실제로 더 이상 정당화할 필요가 없는 궁극적인 자유주의적 가치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진리탐구에서 그것들이 수행하는 역할들을 통하여 실용적으로 또한 정당화될 수 있다.

진리는 명백하지 않다; 그래서 진리는 획득하기가 쉽지 않다. 진리탐구에는 적어도 다음 것이 필요하다:

(α) 상상력

(b) 시행착오

(c) (α)(b) 그리고 비판적 토론을 통하여 우리가 지닌 편견들의 점진적 발견.

서양의 합리주의적 전통은 그리스인들에게서 유래하는데, 비판적 토론의 전통이다 ㅡ 명제들과 이론들을 논박하려고 노력함에 의하여 명제들과 이론들을 검토하고 시험하는 전통이다. 이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은 증거의 방법으로서, 다시 말해서 진리를 최종적으로 확립하는 방법으로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 방법은 항상 합의를 확보하는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방법의 가치는, 토론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자신들의 생각을 바꾸어 더 현명한 사람들이 되어 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에 놓여있다.

토론은 공통의 언어를 가지고 공통의 기본적 상정(想定)들을 수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능할 따름이라고 흔히 주장된다. 나는 이것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유일한 것은 토론에서 자신의 상대방으로부터 배우려는 의지인데, 거기에는 상대방이 말하고자 의도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진정한 소망이 포함된다. 이 의지가 토론에 있다면 상대방들의 배경들이 다를수록 그 토론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그리하여 토론의 가치는 주로 경합하는 의견들의 다양성에 달려있다. 바벨탑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그 탑을 발명할 터이다. 자유주의자는 완벽한 의견일치를 꿈꾸지 않는다; 그는 의견들의 상호 풍요화와 그 결과인 관념들의 성장을 희망할 따름이다. 심지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여 모든 사람이 만족할지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의견이 불일치하기 마련인 많은 새로운 문제들을 우리가 만들어낸다. 이것은 유감스러워할 일이 아니다.

자유로운 합리적 토론을 통한 진리탐구가 공공적인 일일지라도, 그 진리탐구로부터 초래되는 것은 여론이 (여론이 무엇이든) 아니다. 여론이 과학에 의하여 영향을 받아서 과학을 판단할지라도, 여론은 과학적 토론의 산물이 아니다.

그러나 합리적 토론의 전통으로 인하여, 정치 분야에서 토론에 의한 정부라는 전통 그리고 그 전통과 함께 정의감(正義感)의 성장인 또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습관이 발생한다; 그리고 타협하려는 의지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희망은, 전통들이 비판적 토론의 영향을 받고 새로운 문제들이라는 도전에 대응하여 변하고 발전하여 통상적으로 여론으로 지칭되는 것을 많이 대체하여서 여론의 예상되는 수행 기능을 인수하는 것이다.

ㅡ 칼 포퍼, ‘추측과 논박, 과학적 지식의 성장’, 1989, 352쪽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