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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바다에서 (순수이성을 버리려고)

이윤진이카루스 2012. 1. 23. 14:37

 

One should not demand of anybody all the things that add value to a human being. To have some of them is as much as should be demanded.

                                           -Bertrand Russell, 'Portraits from Memory And Other Essays' -

 

우리는 사람들에게 인간에게 가치를 추가하는 모든 것들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 모든 것들 중 몇 가지를 지니고 있으면 우리가 요구한 만큼 지니고 있는 것이다.

                                         - 버트런드 러셀, ‘기억으로부터의 초상 및 다른 수필들’ -

 

 

 

 

물결은 어김없이 다가와

철썩이며 생명을 핥았다.

살아있다는 것은

주어야 하는 것과

받아야 하는 것의

교차점에 있었는데

암흑의 심장부에 숨은 역사는

내가 키운 것은 아니라도

몸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목숨을 걸고 살았던 삶은

술에라도 취하지 않고서

외부에서 찾아온 그림자를

맞상대할 수 있었을까,

물결에 뛰어들지 않는다면.

 

선험적이라고

순수하고 초월적이라지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고

남겨진 혼잡한 이성에 따라서

바다는 흔들리고

인간도 살아가고 있었다.

 

 

*후기: 러셀과 나는 약 100년의 차이를 두고 살아서 그는 멈추었고 나는 아직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