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면
멀리 있던 검은 점(點)이 다가왔다.
아니, 그 점을 향하여 질주했다.
희미해진 시력으로 바라보니
검은 화살촉은 심장을 관통하고
육체는 바람에 붙박이어 시들었다.
광속(光速)으로 흐른 시간에
우주는 찌그러들어 비틀거리고
다시 움직이며 고개를 쳐들어
노예가 되어 시간과 싸웠다.
당신은 아는가,
휘어지고 비틀리는 시간의 족적(足跡)을.
휨과 비틀림 또한 어느덧 녹아내려
발자취도 없는 세상으로 떠난 자들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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