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산두리 모래언덕 (수정본)

이윤진이카루스 2025. 5. 21. 17:49

신두리 모래언덕.hw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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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모래언덕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래가루 포구에 날아와

산 만들고

식물 뿌리 내렸다.

 

바다에 스멀거리던 게와 조개

소금물에서 기어 나와

육지를 탐험하던 시간

땅에서 불꽃으로 타올랐다.

 

사랑을 모른다면

생명을 팽개친다면

해안을 두드리는 파도

지평선 넘어 지는 해

무엇 때문인가.

 

해변에 움막 짓고

배 띄우던 자취

조개껍데기에 남았지만

빈 하늘

당신의 음성 듣는다.

 

젊은이들 뛰노는 모래밭에서

맑은 눈동자 지닌 당신의 생각

구름에서 내려와 지상에 머문다.

 

돌아갈 수 없는 땅 그리며

한 마리 곤충이 되어

모래언덕을 기어오른다.

 

후기:

행동하는 자만 배운다.

ㅡ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84쪽 ㅡ

 

Nur der Täter lernt.

Only the doer lea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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