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진리뿐 아니라 과학-외적 가치들도 중요하다
과학적 연구로부터 그런 과학-외적 관심사들을 제거한다는 것은 분명히 불가능하다. 그리고 자연과학에서 연구로부터 ㅡ 예를 들어 물리학에서 연구 ㅡ 그 관심사들을 제거한다는 것은 사회학에서 연구로부터 그 관심사들을 제거하는 것과 똑같이 불가능하다.
가능한 것과 중요한 것 그리고 과학에 과학의 특별한 성격을 부여하는 것은, 과학-외적 관심사들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리 탐구에 속하지 않은 관심사들과 진리에 대한 순전히 과학적 관심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가 으뜸 과학적 가치일지라도, 진리가 유일한 으뜸 과학적 가치는 아니다. 순전히 과학적 문제 상황에 직면한 명제들의 유관성, 관심사 그리고 중요성이 탁월한 과학적 가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유익성, 설명력, 단순성 그리고 정확성과 같은 가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서 순전히 과학적인 저 긍정적 및 부정적 가치들과 과학-외적인 그런 가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과학적 일을 과학-외적 응용들과 평가들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가치-영역들에 대한 혼동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과 특히 진리에 관한 문제들로부터 과학-외적 평가들을 제거하는 것이 과학적 비판 및 과학적 토론의 과제 중 한 가지 과제이다.
이것은 물론 어떤 법령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이룩될 수 없다; 오히려 이것은 상호간의 과학적 비판이라는 지속적 과제 중 하나다. 순수과학의 순수성은, 아마도 도달될 수 없는 이상(理想: ideal)이다; 그러나 그것은 비판을 통하여 우리가 부단히 목표로 싸우는 ㅡ 그리고 싸워야 하는 ㅡ 이상이다.
이 논지를 언명하면서 나는, 과학적 활동으로부터 과학-외적 가치들을 추방하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상황은 객관성과 관련해서도 유사하다: 과학자로부터 그의 인간성을 빼앗지 않고 우리는 그로부터 그의 편파성을 빼앗을 수 없고 또한 우리는 그를 인간으로서 동시에 과학자로서 파괴하지 않고 그의 가치판단들을 억누르거나 파괴할 수 없다. 우리가 지닌 동기들과 우리가 지닌 순전히 과학적인 이상들은, 순수한 진리 탐구라는 이상처럼, 과학-외적이며 부분적으로 종교적 가치판단들에 깊이 안착하여 있다.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 과학자는 이상적 과학자가 아니다. 열정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ㅡ 틀림없이 순수과학에서도 ㅡ 이룩할 수 없다. ‘진리에 대한 사랑’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은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객관성과 가치중립이 실제로 과학자 개인에게 도달될 수 없는 것만은 아니고 오히려 객관성과 ‘가치중립’ 자체가 가치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치중립 자체가 가치이기 때문에 무조건적 가치중립에 대한 요구는 역설적이다. 이 반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가치 혼동을 노출하여 과학-외적 문제들로부터 진리와 유관성 그리고 단순성 및 기타 등등을 분리하는 것이 과학적 비판의 과제 중 한 가지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로써 우리가 가치중립에 대한 요구를 대체한다면 그 역설은 완전히 스스로 사라진다는 것이 주목되어야 한다.
ㅡ 칼 포퍼, ‘나은 세상을 찾아서(In Search of a Better World)’, 1996년, 73-4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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