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백담사 가는 길에서
이름 모르는 새가 맴돌고,
앞산에 오르던 날
팔색조가 이름일지도 모르는
찬란한 새떼를 보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마주친
나비는 떠날 줄 몰랐고
오늘
몸이 자주 아프고 꿈이 이상하다던
아내의 말을 좇아 빈 화분에서
무심코 보관했던 아버지의 영정을 태웠더니
검은 연기가 솟으며 재가 되었는데
까치가 애달프게 울다가 사라졌다.
미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내는 이상스럽다고 까치를 쳐다보는데
며칠 전
어느 여류시인이 어머니를 모시고 찾아간
장덕리 복사꽃밭에 붉은 꽃잎이 매달렸다는데
내 어머니의 마지막 영혼이 떠난 곳이다.
아,
모르겠다,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다.
지식의 뜰 안은 협소하고
저 너머는 불가사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