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이 지나면
5월은 검푸른 보리밭으로 왔는데
일렁이는 생명이 자라며
뻐꾸기는 무시로 울었고
쑥과 진달래가 커가는 야산에서
무수한 생물이 바빴다.
4월이 잔인한 달이라면
정말 불인한 일을 보았던가?
젊음은
겨울 속에서 기다리다가
땅이 갈라지고
꽃망울이 터지는 계절에
환호를 내질렀다.
춘정(春情)이 스러진 들판에서
여름이 오고 가을이 닥치는데
시선은 무엇을 기다리던가?
4월도 5월도 아니고
봄도 여름도 아닌
기대하지도 않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은
갑작스레 다가왔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