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순간, 긴 시간 그리고 영원함

이윤진이카루스 2013. 11. 26. 22:17

 

 

삶과 죽음이 동일하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은

순간 속에서는 참이지만 긴 시간 속에선 거짓이고

영원 속에서는 참인지 거짓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왜냐면 순간 속에서 살 수 있고

긴 시간 속에서 살지도 모르지만

영원히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영원히 산다면 무엇이 좋은가,

무엇이 소중하게 되겠는가?

 

나는 이 순간 죽고 싶다.

긴 시간 속에서 살고 싶다.

어리석은가, 현명한가?

그도 저도 아니면 무지할 따름.

 

 

 

 

후기: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이 답변하려고 노력했던 문제들은 주로 우주론적 문제들이었지만, 지식에 관한 문제들 역시 있었다. 철학은 우주론으로 그리고 지식에 관한 간단한 이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모든 사색가들이 관심을 갖는 적어도 한 가지의 철학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는 문제; 그리하여 (그 세상의 일부인) 우리 자신과 그 세상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는 문제. 모든 과학은 우주론이라고 나는 믿어서, 나에게는 철학에 대한 관심이, 과학에 대한 관심보다 조금도 하찮지 않은데, 세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충해서 세상에 대한 우리 지식의 이론을 확충하는 대담한 시도에만 놓여있다. 나는 예를 들어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의 언어 철학 때문이 아니라, 그의 논리 철학 논고(Tractatus)(비록 조악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주론적 논문이었고, 그의 지식에 대한 이론이 그의 우주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철학과 과학 모두, 그 과제를 포기할 때 그 학문들이 지닌 매력을 잃는다 - 그 학문들이 전문화되어 우리의 세상이 지닌 수수께끼를 보고 경탄하지 않을 때. 전문화는 과학자들에게 커다란 유혹일지도 모른다. 철학자에게 전문화는 치명적인 죄악이다.

- 칼 포퍼, “추측과 논박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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