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6일, 동작동에서
돌비석으로 가득 찬 넓은 야산
현충비가 중앙에 자리 잡았는데
그 안에 새겨진 무수한 이름들은
주검도 없이 세상을 떠나버렸고.
갈 때마다 숫자에 말문이 막히고
이름을 만지면 솟아오르는 눈물
나라라는 이름이 가볍고,
국가라는 명칭이 쉬울까.
끝없는 사연을 지니고 사라진 사람들을
무슨 명목으로든 기리는 자들의 가벼움,
마음속의 생각이 무엇인지
살아가기 바쁜 생명에게는
알 필요조차 없는 일인지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어떤 목적으로도 인간생명을 요구할 수 없는 까닭이
다른 목적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
나라 때문에 스러진 사람들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사라진 젊음에게
때마다 헌사를 바치는 공허한 말재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