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는 이리저리 변통하여 대학에 보냈지만
둘째부터는 어쩔 수 없어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둘째는 알겠다, 지금까지 길러준 것도 고맙다며
엄마에게 걱정 말라며 대학을 휴학하고 하루에
두 개의 직업을 가지고 대여섯 시간 잘까말까
몰려오는 졸음을 쫓으며 배달차를 운전한다.
엄마의 체념어린 통고를 뒤로하고
돈 벌어 자동차학과에 복학하겠다던
순종적인 젊음이 여운으로 남았다.
살아가기 위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려는
청년의 장래에 투자하여 무료로라도
공부시키지 않고 비싼 등록금으로 막는
이 사회는 정녕 자본주의 냄새를 풍긴다.
여자들이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까닭을,
시민이 이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를
당신들은 정말 모른다는 말인가?
가진 자가 점점 움켜쥐고 고관이
더 높은 지위를 탐하는 이 땅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백성이 살아갈 길은...
역사에서 재산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소위 자본주의는 없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그런 자본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세상은 없지 않기에 사람들은 요동친다.
희망을 가지기에는 너무 절망적인,
그래서 인간적인 외침이 필요한
빠듯한 시공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
교통과 통신이 이렇게 발전한 시대에
고등교육이 필요한 까닭은 무엇인지,
거대한 건물을 지어 성인인 젊음을
가둬두고 편견을 주입하는 대학이란
기득권자의 야욕 덩어리가 아니라고,
학문의 전당이라고 뽐내는 것인가?
고급 기능이 필요하면
기업이나 정부에 연마 장소가 있고
지식과 정보가 필요하면
매체를 통하여 얼마든지 주고받는데
무한대의 자본으로 대학을 짓는 것은
불순한 욕망 아니면 이해되지 않는다.
후기: 이 사회에는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왜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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