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또 이 학문의 길을 정치에 실시하는 한 가지 일에 관해서도
커다란 차질이 있다. 원래 공자와 맹자의 근본적인 주장은
마음을 닦는 것과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의 길이다. 분명히
무형의 인의도덕(仁義道德)을 논한 것이어서, 이것을 마음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도덕도 순수하면 이것을 경시할 수
없다. 한 몸의 사사로움에서는 그 효능이 대단히 크다 하여도,
덕(德)은 한 사람 내부에 존재하여, 형체가 있는 외부의 물체에
접하여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행함이 없고 혼돈하여
사람이 하는 일이 적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백성을 유지함에
편리하여도, 문화가 발전하는 데 따라 점차 그 힘을 잃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내부에 존재하는 무형의 것으로써 바깥에
나타나는 유형의 정치에 실시하고, 고대의 도(道)로써 현대의
사람의 일을 처리하고, 사사로운 정(情)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미혹(迷惑)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식량생산은 인구규모를 확대하는데 또한 많은 방식으로
복잡한 사회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식량생산과 대규모 인구들이 복잡한 사회들을 불가피하게 만듦을
증명하지 않는다. 무리나 부족 구조가 수십 만 명의 인구로
구성되는 사회에 대해서는 기능하지 않는다는, 그리고 현존하는
대규모 사회들 모두가 복잡한 중앙집권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경험적 관찰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적어도
네 가지 명백한 이유들을 인용할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친척이 아닌 낯선 사람들 사이의 싸움 문제이다.
저 문제는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커질수록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20명으로 구성된 무리 내부의 관계는 단지 두 사람이
190번 교류하는 (20명 x 19 ÷ 2) 것이지만 2,000명으로 구성된
부족은 1,999,000 쌍을 경험할 것이다. 저 쌍들 각각은
말싸움에서 살인으로 폭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시한폭탄을
의미한다. 무리와 부족 사회에서의 살인은 통상적으로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살인과 보복 살인의 하나 더 많은
끝없는 악순환을 촉발시켜 보복 살인을 시도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과 가까운 친척관계인 무리에서는
싸움하는 양편 모두와 친척관계인 사람들이 개입하여
싸움을 중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가까운 친척이고
모든 사람이 적어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는 부족에서는
서로 친척인 사람들과 서로 친구인 사람들이 싸움을 중재한다.
그러나 모두 서로를 알고 있는 수백 명이라는 문턱을 넘으면
증가하는 쌍의 숫자들이 친척관계가 아니 낯선 사람들이
쌍들이 된다. 낯선 사람들이 싸우면 가담한 사람들은
싸우는 사람들의 친구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어서 싸움을
말리는 데 관심이 없다. 대신 많은 구경꾼들은 한 편의
친구들이거나 친척들이어서 그 사람 편만을 들고 싸움은
악화되어 크게 번진다. 그리하여 갈등 해결을 구성원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두는 대규모 사회는 분명히
폭발하게 되어있다. 그 요인만으로도 수천 명으로 구성된
사회들이 권력을 독점하여 갈등을 해소하는 중앙집권적
권력을 개발한다는 조건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설명된다. 두 번째 이유는 인구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회적 의사결정의 점점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전체
성인 인구에 의하여 의사결정은 뉴스와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신속하게 전해지고 모든 사람이 전체 마을
회의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수 있고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런 기회가
도랑가는 충분히 작은 뉴기니의 마을들에서는 지금도
가능하다. 그러나 훨씬 더 큰 사회에서는 사회적
의사결정에 관한 저 모든 특권들이 허용될 수 없다.
심지어 마이크로폰과 확성기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집단회의로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 관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래서
대규모 사회는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도달하려면
구조화되어 중앙집권화가 되어야 한다. 세 번째 이유에는
경제적 배려가 포함된다. 모든 사회에는 구성원들 사이에
상품을 유통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한 명의 개인이
어느 날 생활필수품을 우연히 더 많이 얻고 다른 날
덜 얻을 것이다. 개인들의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한 명의
개인은 지속적으로 어떤 생활필수품은 지나치게 많이 얻고
다른 생활필수품은 부족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구성원이
적은 작은 사회에서는 필요한 상품유통이 물물교환에
의하여 개인이나 가족들 간에 직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사회에서 직접적인 쌍방 간의 싸움 해결을
소용없게 만드는 동일한 수학적 법칙은 직접적인 쌍방
간의 경제적 유통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대규모 사회는
상호적인 경제뿐만 아니라 재분배 경제를 가진다는
조건으로만 경제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개인의 수요를
초과하는 상품들은 개인에게서 중앙집권적 정권으로
옮겨져야 하고 중앙집권적 정권은 그 다음에 결핍을
겪는 개인에게 그 상품을 재분배한다. 대규모 사회에
대하여 복잡한 구조를 요구하는 마지막 고찰은 인구밀도와
관련이 있다. 식량생산자들이 있는 대규모 사회들은
수렵-채취자들로 구성되는 작은 무리들보다 더 많은
구성원뿐만 아니라 더 높은 인구밀도를 또한 지닌다.
수십 명으로 구성되는 사냥꾼들의 무리는 커다란 영토를
차지하는데 그 역역 안에서 필수적인 자원 대부분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은 무리들 간의 전쟁 사이에 이웃
무리들과 무역을 통하여 나머지 필수품을 얻을 수 있다.
인구밀도가 커짐에 따라, 수십 명의 저 무리-규모의
인구가 차지한 영토는 점점 생활필수품이 영토 밖에서
획득되어야 하기 때문에 작은 영토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네덜란드의 16,000 평방
마일과 16,000,000명의 인구를 800,000명의 개별적
영토로 나누어, 각 영토가 13에이커의 넓이를 지니고
13에이커의 영토에 갇혀서 이웃 무리와 교역물품과
아내감을 교환하기 위하여 때때로 일시적으로 휴전하고
작은 영토의 국경선으로 와서 자족적인 생활을 하는
20명의 자치적 무리의 주거지로서 역할을 하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 공간적으로 좁은 영토로
인하여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는 규모가 크고
복잡하게 조직된 사회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싸움 해소, 의사결정, 경제학, 그리고 공간에 대한
고찰을 모아보면 대규모 사회의 중앙집권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