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라 슬프더라도,
눈물이 흐르더라도
소리를 내지 말라.
검은 장막 뒤로 가는 길은
누가 막고 누가 피하던가?
앞서거니 뒤따르거니
태어난 자는 사라지고
아름답던 기억만 남는 까닭은
짧은 세월에서 녹았기 때문이다.
당신은 갔다, 저 장막너머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라도 하듯.
남은 자들의 회한도 언젠가는 마모되어
당신의 비석에 이끼로 남으리라,
슬픔도 기쁨도 각인된 돌비석에.
흐느낌도 통곡도
목구멍 저 깊은 곳에 간직하라,
터지지 않도록 봉해두라,
화산처럼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며 땅을 흔들 날이 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