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세월이 흘렀는지
모래가루가 포구에 날아와
산을 만들고 식물이 뿌리를 내렸다.
바다에서 스멀거리던 게와 조개가
소금물에서 기어 나와 육지를 탐험하던 시간은
땅에서 불꽃으로 타올랐다.
사랑을 모른다면, 생명을 팽개친다면
해안을 두드리는 파도와 지평선 넘어 지는 해는
무엇 때문인가?
해변에 움막을 짓고
배를 띠우던 자취는
조개껍질로 남았지만
빈 하늘은 당신의 음성을 듣는다.
젊은이들이 뛰노는 모래밭에서
맑은 눈동자를 지닌 당신의 생각은
구름에서 떨어져 지상에 머문다.
돌아갈 수 없는 나라
잊힌 땅을 그리며
한 마리의 곤충이 되어
모래언덕을 기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