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내가 가는 봄길

이윤진이카루스 2010. 7. 28. 13:45

화사한 벚꽃보다 붉은 복사꽃이 피는 골짜기

하늘 맞닿은 곳까지 걸어가면서

다윗처럼 나의 목자(牧者)는 없더라도

내 사랑했던 것들에게

눈물을 흩뿌릴 수 있다면...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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