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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와 고노, "아베, 두 개의 담화 계승 밝혀라"/ 한겨레신문

이윤진이카루스 2015. 6. 10. 06:55

국제일본

한 자리에 모인 무라야마-고노 “아베, 두개의 담화 계승 밝혀라”

등록 :2015-06-09 21:52수정 :2015-06-09 22:17

 

한일 국교정상화 50돌 대담
무라야마 “일의 침략·식민 지배 사실”
고노 “속죄 마음 보여줄 생각 해야”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다시는 예전과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해 낸 것이다.”(무라야마 전 총리)

“고노 담화에 적은 것은 분명히 확인된 것들뿐이다. 위안부에 강제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노 전 관방장관)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을 담은 두 개의 중요 담화인 무라야마 담화(1995년)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91) 전 총리와 고노 담화(1993년)의 주인공인 고노 요헤이(78) 전 관방장관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앞둔 9일 한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이날 도쿄 지요다구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대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역사 수정주의의 흐름 속에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두 담화에 대한 생각, 한·중 등과의 관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뼈대로 한 일본의 안보 법제 개정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고노 전 관방장관은 “위안부 여성들이 군이 만든 시설 속에서 전체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일을 했고, 싫다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거나 일을 그만둘 수 없었던 이상 강제성이 있었다고 보는 게 당연하다. 인도네시아에 있던 네덜란드 여성의 경우엔 강제적으로 끌어내 위안부를 삼는 등 강제연행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오는 8월 아베 총리가 발표할 예정인 아베 담화를 겨냥해 “아베 총리가 최근 말하듯 (이전의) 담화를 계승한다면, 전후 70년 담화에 (그런 의사를) 솔직히, 분명히 명기해 국제적인 의문과 오해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노 전 관방장관은 “(종전) 70년이 됐다고 따로 담화를 낼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전후 70년에 맞춰 모든 국민들과 일왕(천황)도 방문할 수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할 수 있는) 국립추도시설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냐”고 밝히기도 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