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1월2일 청와대에서 아베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위안부 합의 등으로 비판 받은 박 대통령
북 핵실험으로 초점 옮겨 지지율 반등까지”
북 핵실험으로 초점 옮겨 지지율 반등까지”
미국 <에이피>(AP) 통신이 북한의 핵실험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선물이라고 보도했다.
<에이피>는 11일 ‘북한 핵실험은 박 대통령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이렇게 전했다. 통신은 “북한 핵실험이 세계적 공분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김정은(북한 노동당 제1비서)이 핵실험 실시를 결정해 남한의 경쟁자(박 대통령)에게 일종의 선물을 줬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최근 몇주 동안 지도력 비판을 받아왔던 박 대통령이 초점을 옮길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통신은 박 대통령이 “노동자 권리 침해, 그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협상에서 일본에 굴복했다고 알려진 일들 때문에 지도력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런데 북한 핵실험이 있자 박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같은 대북 강경 대응책을 펼쳐, 당분간은 국내의 비판을 가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 근거로 박 대통령 지지율이 5주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주 처음 반등한 사실을 지적했다.
통신은 지지율 반등 효과는 일시적이겠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 시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4월에 총선이 있기 때문이다.
통신은 박 대통령이 보수층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북한 핵실험 이전에 거리에 수천명이 쏟아져 나와 정권을 비판하는 시위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국정교과서 문제, 300명 이상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38명가량이 숨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감염 사태 등때 저항과 비판에 직면했다고 했다.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과거 독재정권에 대한 눈가림 목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통신은 가장 최근에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과 “불가역적” 합의를 해 한국 사회에서 분노가 일었지만, 북한 핵실험이 이 분노를 누그러뜨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한 핵실험 탓에 모든 논쟁들이 조용해질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