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누구나…무시했다 온몸의 병 키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입력 : 2016.09.20 20:45:00 수정 : 2016.09.20 20:46:39
ㆍ위장 속 불청객 ‘헬리코박터균’…어린이 30%·중장년 70%·노인 90% 감염
국내 소아청소년의 20~30%, 중년층의 60~70%, 노년층의 80~90%가 감염돼 있는 균이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이다. 위암이나 소화성 궤양뿐 아니라 전신질환까지 유발하는 원인균으로 보다 효율적인 치료 지침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회장 김재준·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일 “헬리코박터균은 위염을 비롯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과 위선암 등 상부 위장관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위궤양·십이지장궤양, 내시경절제술로 제거한 조기 위암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주로 가족 내에서 이루어진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의 식사, 엄마나 할머니가 씹어서 아이에게 먹여주기, 찌개나 음식을 같이 먹기 등이 주요 원인이다. 수건을 같이 쓰거나 어릴 적 한 방에서 여러 명이 거주하는 것도 감염의 위험 요소로 꼽힌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화생성 위염)을 비롯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 발생 위험도 2~4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헬리코박터균 감염만으로 위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다양한 전신질환 발생과도 연관성이 있다. 철결핍성 빈혈은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연관성이 있다는 입증이 명확하게 이루어져 있고, 동맥경화증이나 눈에 발생하는 녹내장 등 질환도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보고들이 나왔다.
대사증후군이나 알레르기 질환,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을 포함하는 신경계 질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를 포함하는 피부질환들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학회 측은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기능성 소화불량증·소화성 궤양의 병력이 있는 환자가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여하는 경우에도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감염자에게 균치료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재준 회장은 “가족 중에 한 사람이 감염되었다고 가족 전체가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가족 구성원은 개별적인 증상 유무에 따라 내시경 검사를 받고, 내시경 소견에 따라 균 치료의 대상이 되면 치료를 받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도 균의 치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세계적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2013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모든 환자의 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감염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중국에서는 18만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 치료가 위암을 예방할 수 있을지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학회 홍보이사인 심기남 교수(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는 “헬리코박터균 치료 후 위암 발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구와 치료 가이드라인 정립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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