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30일 지하도 구석마다 길게 누운 노숙자들 시선을 피하며 이리 저리 뒤챈다.
한일관에는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사했다는 쪽지가 붙어서 종로 2가 밀레니움 플라자 식당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식당에 사람들이 앉아 온갖 음식을 기다리고 먹는데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젊은이들이 춤을 춘다, 미친 듯이. 현기증이 일어나는 도심의 고층빌딩에서 부스스한 몰골의 부랑자 모습을 떨치며 애써 자본주의를 잊는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해? 기온이 내려가는 서울거리에서 바람이 차도를 휩쓸고 지하도를 핥으며 사라진다.
노래와 춤과 노숙자가 뒹구는 600년 도읍지에서 최고 통치자는 일갈한다, “조직(혁신)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은 떠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