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떠나는 자

이윤진이카루스 2010. 7. 30. 09:17

누가 떠났다고 하면

가슴이 아리다, 싸악.

존재도 희미하던 이가 떠나도

가슴이 내려앉는다, 덜컥.

머물러 있는 몸이 타락이라도 하고

떠난 사람은 외롭고 고통스럽지만

바른 길을 간 듯.

 

살아가는 것은 투쟁이라고,

대지는 인간에게 저항한다고,

그래서 한 자리에 머물 수 없고

외롭기 싫고 아프기 싫어

떠나기를 망설이기에

저항하여 떠난 자는 운명이며,

늘 깨어 있는 꿈이다.

 

나도 돌아오지 않겠다고 떠나면

길가에서 영원히 잠들겠지만

깨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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