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7)
로키산맥 출신 해밀튼(Hamilton)
몰래 들은 아버지의 말 궁금하여
19년 미국 교사 생활 떠나 이 땅에 왔는데
한국전쟁에 헌병으로 참전했던 아버지
사람들이 굶주린다고 가지 말라,
전쟁 얼마나 잔인한지 군인 될 생각 말고
한국에 가는 것 말렸단다.
경기도 어느 학교에서 영어 가르치며
온통 빨간색 간판 모두 이발소로 알고
여기서 머리 깎는 일 너무 쉽다고,
한국 과거의 그런 나라 아니라고
미국에 소식 전하고
일본에 무조건 적대적인 아이들에게서
맹목적인 정치적 교육 알아채곤 했다.
부대찌개 troop soup라고 금방 알아채고
미군 방송 이야기만 해도 얼굴 경직되던
40세 넘은 해밀튼 결혼하지 않는 이유 묻자
하고는 싶지만 적당한 여자 없단다.
외로운 시간 공원에 나가 앉아 있으면
힐끗거리고 손가락질하고 수군거리는
한국인들 이해할 수 없다고
표현하지 않지만 역겹다는 표정 지었다.
어느 날 복도에서 해밀튼의 수염 만지작거리는
아이에게 나는 일갈해버리고 그는 붉어진 얼굴
어쩌지 못하고 처량한 눈초리로 나를 외면했다.
자신을 사랑하던 어머니 일찍 세상 뜨고
한국에 있는 동안 아버지도 사망하여
아버지 떠나보내고 돌아온 해밀튼
어릴 적에 들은 부모님의 대화 전해주는데
아버지
한국 땅에서 여자를 지프차에 매달아
철조망으로 돌진하는 것 보았단다.
여자를, 지프차에, 철조망으로?
피가 멈추는 듯 황급히 물었다:
누가? 그 여자 누구였나?
모른다. 어릴 때 몰래 들은 부모의 대화일 뿐.
그 후 부친은 내가 군인 되는 것을 막았다.
전쟁고아를 미국으로 데려간 많은 미군들
미담과 함께 저런 인간도 있었구나!
내가 나를 버리고 인간이 인간을 버렸을 때
역사 사람을 잔혹하게 지배한다.
후기:
해밀튼은 한국에 1년 동안 머물렀다 미국으로 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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