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부모님이 떠난 후

이윤진이카루스 2012. 5. 20. 21:27

 

설악산 백담사 가는 길에서

이름 모르는 새가 맴돌고,

앞산에 오르던 날

팔색조가 이름일지도 모르는

찬란한 새떼를 보았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마주친

나비는 떠날 줄 몰랐고

오늘

몸이 자주 아프고 꿈이 이상하다던

아내의 말을 좇아 빈 화분에서

무심코 보관했던 아버지의 영정을 태웠더니

검은 연기가 솟으며 재가 되었는데

까치가 애달프게 울다가 사라졌다.

 

 미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내는 이상스럽다고 까치를 쳐다보는데

며칠 전

어느 여류시인이 어머니를 모시고 찾아간

장덕리 복사꽃밭에 붉은 꽃잎이 매달렸다는데

내 어머니의 마지막 영혼이 떠난 곳이다.

 

 아,

모르겠다,

세상은 모르는 것투성이다.

지식의 뜰 안은 협소하고

저 너머는 불가사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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