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지식은 짐작이나 추측이다
그 단어의 이 의미에서 ‘지식’은 항상 ‘참이고 확실한 지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안다(to know)’는 게다가, 우리의 지식이 참이고 확실하다고 믿는 것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의미에서 과학적 지식과 같은 것은 없다고 나는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얻은 과학적 노력의 결과에 ‘과학적 지식’이라는 관습적 명칭을 붙이고자 우리가 결정한다면 과학적 지식은 지식의 종(種: species)이 아니라고 우리가 확신해야 한다; 높은 등급의 확고함이나 확실성에 의하여 구분되는 종(種: species)은 특히 지식의 종(種: species)이 아니다. 반대로 과학적 비판의 높은 기준으로 측정되면 ‘과학적 지식’은 완벽한 짐작으로 항상 남았다 ㅡ 짐작이 비판과 실험에 의하여 통제되었을지라도. (확률이라는 용어가 확률계산의 의미로, 예를 들어 케인즈나 제프리스[Jeffreys]에 의하여 그 용어에 부여된 형태로 사용된다면 과학적 지식은 심지어 ‘확률’의 긍정적 등급에도 미치지 못할 터이다.) 과학적 지식이 짐작과 가설들로 구성된다고 인정하기만 하여도 귀납의 원칙이나 경험론의 한계를 상정할 필요도 없이 귀납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고 나는 발표를 끝냈다.
나의 작은 발표는 잘 수용되었고 만족스러웠지만, 몇 가지 잘못된 이유로 인하여 당혹스러웠다. 이유인즉 나의 발표가 과학에 대한 공격으로서, 그리고 아마도 심지어 과학에 대하여 다소 우월한 태도의 표현으로서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함축적으로 대문자 S로 시작하는 과학과, 과학의 선언을 복음서의 진리로서 기꺼이 수용하는 저 과학 헌신주의자들을 공격했다고 인정된다. 그러나 물론 러셀이 과학에 대한 깊고도 비판적 이해와 진리에 대한 사랑을 지녀서, 그런 헌신주의자가 아니라고 나는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대문자 S를 지닌 과학을 묵살하는 것은, 내가 말한 것에 함축되었을지라도, 나의 주요 요점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청중에게 전달하고자 희망했던 것은 다음과 같았다: 소위 ‘과학적 지식’이라는 것이 짐작이나 추측으로만 구성된다고 우리가 상정(想定)하면 이 상정(想定)은 경험론을 희생시키지 않고 귀납 문제를 ㅡ 칸트에 의하여 ‘흄(Hume)’의 문제로 지칭된 ㅡ 해결하기에 충분하다; 다시 말해서 귀납의 원칙을 채택하여 그 원칙에 선험적 타당성을 귀속시키지 않고. 이유인즉 짐작이 ‘관찰로부터 귀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록 잠작이 물론 관찰에 의하여 우리에게 제시될지라도). 이 사실로 인하여 귀납에 대한 흄의 논리적 비판을 지체없이 (그리고 러셀의 경험론의 한계 없이) 우리가 수용하게 되고, 진리에 대한 우리의 과학적 탐구를 지속하는 동안 귀납적 논리에 대한, 확실성에 대한, 심지어 개연성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게 된다.
나의 요점인 이것이 실종되었다. 그리고 나의 요점이 다른 것이 될 수 없었다고 나는 깨달았다. 이유인즉 사람들이 귀납적 노선으로 계속 생각한다면 ㅡ 게다가 누가 그렇게 하지 않는가? ㅡ ‘나는 귀납을 신뢰하지 않는다’와 같은 언급은 ‘나는 과학을 신뢰하지 않는다’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없다. 또한 말로써 ‘나는 과학의 위대성을 믿지만, 과학의 방법이나 과정이 어떤 의미에서도 귀납적이라고 믿지 않는다’로 내가 시작했더라면 나의 의미를 더 잘 전달했었을 터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말했더라면 사람들은 틀림없이 ‘과학(science)’ 대신 ‘과학(Science)’이라는 말을 들었을 터이고 내가 어떤 직관 원칙이나 직관주의, 혹은 아마도 어떤 형태의 과학적 권위주의를 지지하고 싶어 한다고 결론을 사람들이 아마도 내렸을 터이다.
ㅡ 칼 포퍼, ‘실재론과 과학의 목적’, 2000년, 12-4쪽 ㅡ
'칼포퍼 원전+번역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귀납에 대한 버트런드 러셀의 판단 (0) | 2026.02.24 |
|---|---|
| 이론의 실험에 필요한 것 (0) | 2026.02.24 |
| 지적 감옥으로부터 탈출 (0) | 2026.02.23 |
| 이론을 정당화할 것인가, 오류로 판정할 것인가 (2) | 2026.02.23 |
| 데이비드 흄의 문제와 해결책 (0) | 2026.02.23 |